얼짱파이터 임수정 " 당초엔 살빼려고 체육관갔어요"
얼짱 파이터 임수정(23, 삼산이글체)에 쏟아지는 관심이 대단하다. 임수정은 지난달 30일 '더 칸(The KHAN)' 2008 시리즈1'에서 호주의 아쉬리에 TKO승을 거두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임수정은 어떤 동기로 파이터가 됐을까?
임수정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체육관 문을 두드렸다. 단순히 살 을 빼기 위해서였지만 운동을 하다 보니 오기가 생겼다. 남자 관원들이 자신보다 기술을 빨리 습득하는 것을 보고 승부사 기질이 깨어났다. '악바리' 임수정은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고 실력이 일취월장해 결국 프로의 길로 들어섰다.
당연히 집 안의 반대가 심했다. 다이어트한다고 해서 어렵게 격투기 배우는 것을 허락했는데 경기까지 나간다고 하니 부모님이 노발대발하셨다. 경험상 딱 한 번만 해보라고 하셨는데 임수정은 이 운동의 재미를 알아가면서 그 후로도 계속 경기를 뛰었다.
어머니는 여전히 반대를 하신다고. 2006년 11월 네오파이트 토너먼트에 처음으로 딸의 경기를 관전한 어머니는 딸이 이겼는데도 펑펑 우셨다. 그날 토너먼트 우승을 차지하고 네오파이트 여성부 챔피언에 오르고 나서 임수정은 어머니와 함께 많이 울었다고 한다. 자식 이기는 부모가 어디 있겠나. 임수정은 "반대는 하시지만 이제는 항상 노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믿어주시는 거 같다"고 말한다.
네오파이트 챔피언에 오른 후 임수정은 국내경기를 몇 차례 치른 후, 지난해 11월 태국으로 날아갔다. 무에타이인 본고장 태국에서 훈련도 하고 경기경험도 쌓기 위해서였다.
원래 임수정은 장신 외국인 파이터에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경기 전부터 심적으로 위축되는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태국전지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임수정은 태국에서 3개월 간 유럽선수와 세 번, 태국선수와 세 번을 싸워 5승 1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 중 네 번은 펀치, 팔꿈치, 니킥 등으로 거둔 KO승이었다.
운동을 시작할 때처럼 임수정은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즐긴다. 임수정은 2006년에 태국 액션영화 '옹박3 초콜릿'에서 조연으로도 활약했다. 경기하는 모습을 본 태국관계자가 임수정에 영화 출연을 제의했고 좋은 경험이 될까 싶어 수락했다.
최근 임수정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명지전문대에서 용인대 격기지도학과 3학년으로 편입해 학업에도 열중하고 있다. 낮에는 공부를 하고, 밤에는 운동을 해야 하는 강행군이다. 더군다나 현재 살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에서 학교까지는 2시간30분이 걸린다. 등하교길만 5시간. 끼니를 거를 때가 많다.
하지만 임수정은 '반복의 힘'을 믿는다. 체육관 한켠에 크게 붙어있는 '반복이 곧 힘이다'는 관훈처럼 어떤 일이든 꾸준히 소화한다면 그것이 곧 자신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피곤한 일상 속에서도 웃을 수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임수정의 꿈은 여성격투기의 재미를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한 살 터울로 언니인 임수정은 동료 여성파이터 함서희와 가끔 만나 여성경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있다며 "서희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좋은 경기를 펼치기 위해 노력한다. 여자 격투기 시작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가능성을 보여줘서 여자선수들이 뛸 무대가 많아지는 밑바탕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