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사망원인 '운전자와 파파라치 부주의 탓' 이젠 마침표?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와 연인 도디 알-파예드의 사망원인은 두 사람의 운전기사와 이 차를 추적하는 파파라치의 부주의한 운전에서 비롯됐다는 영국 법원 배심원단의 평결이 7일 나왔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을 포함한 영국 왕실과 정보기관이 다이애나를 살해했다"고 주장하는 도디의 아버지 모하메드 알-파예드의 주장과 달리 다이애나는 음모가 아닌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결론이 다시 나온 것이다.
그러나 1997년 8월 31일 프랑스 파리 지하차도에서 자동차 충돌 사고로 사망한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의 죽음을 둘러싼 온갖 이야기들이 이제 마침표를 찍을 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런던 법원은 6개월 동안 전례없이 모든 것을 까발리는 투명하고 공개적인 재판을 통해 전 해외정보국장, 왕실 집사, 친구와 친지, 전 애인 등 250여명을 법정에 불러 증언을 청취했다.
보통 사람들 가운데 선정된 11명의 배심원단은 다이애나의 임신 가능성, 다이애나와 무슬림인 도디가 아기를 낳지 못하도록 살해됐다는 주장 등 예민한 문제들을 자세히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다이애나의 애정관계를 비롯해 온갖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재판은 1천만파운드의 비용을 쏟아부을 가치가 없는 한 편의 희극이라는 비난도 받았다.
그러나 데일리 텔레그래프 신문은 이 재판에 대해 "시신들을 둘러싼 서커스였을 수 있지만, 폭로가 비밀보다는 더 낫다"는 말로 정당성을 부여했다.
배심원단의 평결 후 모하메드 알-파예드는 실망스럽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살인이라는 점"이라고 여전?의혹을 풀지 않고 있다.
자동차 충돌 사고당시 파리의 목격자들이 보았다고 주장하는 수상한 흰색 피아트 자동차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알-파예드는 "배심원단이 사고 당시 파파라치가 타지 않은 다른 수상한 차량들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그들이 누구이며, 파리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과음 상태로 사고 차량을 운전한 운전기사 앙리 폴의 역할에 대해서도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폴은 근무가 아닌 데 술을 많이 마신 후 불려 나왔고, 자동차를 운전하기 전 호텔 밖 파파라치와 몇 차례 대화를 나누는 등 수상한 행동을 보였다.
알-파예드는 배심원 평결에 불복해 상소할 수 없지만, 평결의 각하와 함께 사인심의회가 다시 열리도록 요청할 수는 있다.
앞서 프랑스와 영국 경찰은 다이애나의 죽음이 음모에 의한 살인이 아닌 비극적 사고사라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