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을 코미디 극장으로 만든 '허본좌'..판.검사도 앞발 뒷발 다 들어

2008-04-11     장의식기자

"법정이 거의 생생한 코미디 극장이 됐습니다. 판사와 검사도 혀를 내두르고 두손 들었습니다. 오죽하면 법정에서 내쫓았겠습니까?"


"정말로 희한한 구경, 백만불짜리 구경했습니다.


지난10일 오후 2시 서울 남부지법 406호 법정에서 열린 허경영(58)씨의 공판을 지켜 본 사람들이 고개를 흔들며 하는 말이다. 

17대 대선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 및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허 씨에 대한 다섯 번째 공판이었다.그의 법정 기행은 11일에도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락 내리락할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한 증인이 판사로부터 허씨의 무죄를 증명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질문을 받고 "잘 생각나지 않는다"고 대답하자 허씨는 끼어들어 핀잔을 줬다."왜 몰라, 왜 몰라"라고 따지다가 재판장으로부터 몇번이나 경고를 받았다.


증인 신문에 무턱대고 계속 끼어들자 자신의 변호인마저도 "제발 가만히 좀 있으라"고 통사정을 했다.

첫 공판이 열린 지난3월 18일에는 수갑을 찬 채 법정에 걸어 들어 와 만면에 웃음을 띠며 방청석에 있는  지지자들을 향해 아는 체를 했다. 판사가 "피고인 앉으세요"라고 몇차례 종용하자 못이기는 척하며  피고인석에 앉았다.

같은 달 24일에 열린 두 번째 공판.   검사가 증인을 요청하자 그는 "왜 두 명만 요청하느냐. 여기 방청석에 앉아있는 나의 지지자들이 모두 증인"이라며 거칠게 따졌다.

그는 느닷 없이 "내가 한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전부 손들어봐요"라고 주문했다.100여명의 방청객 대다수가 손을 들어 검사와 판사가 황망한 표정을 지었다..

이달 8일 열린 네 번째 공판에서는 법정에서 아예 쫓겨났다.

발언권도 없이 밑도 끝도 없이 계속 재판에 끼어들자 재판관은 3차례 이상 `퇴정 경고'했다.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끼어 즐기는 멈추지 않자 아예 법정 밖으로 내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