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 파문 확산.."계좌번호.비밀번호 바꿔라"

은행 계좌 번호 유출 확인된 것만 100여건

2008-04-20     뉴스관리자
지난 2월초 발생한 오픈마켓 옥션의 해킹사고로 유출된 개인정보 중 은행 계좌번호 등 거래정보가 포함된 사례가 100만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은행 계좌번호가 유출된 일부 회원들의 경우 불안한 마음에 해당 계좌를 해지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은행업계에서는 계좌 비밀번호가 유출되지 않은 이상 계좌번호 유출만으로 은행 계좌에서 바로 돈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만일에 대비해 비밀번호를 바꿀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고객의 실명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보안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0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옥션의 해킹 피해 규모가 알려진 이후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번호가 유출된 계좌를 해지했거나 하겠다는 글이 잇따랐다.

   그러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은행 계좌번호가 모두 유출됐다고 하더라도 비밀번호가 유출되지 않았다면 바로 금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굳이 계좌를 해지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이 은행의 설명이다.

   은행 보안 담당 관계자는 "인터넷뱅킹 등 온라인 거래에서는 주민번호와 계좌번호를 알고 있더라도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기 위해서는 비밀번호 입력 외에 보안카드, 공인인증서 등을 사용해야 하는 만큼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비밀번호를 주민번호 등 기존 개인정보를 조합해서 만든 경우라면 현재 해킹 기술로 비밀번호가 노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게임 관련 아이템 거래나 소액 결제시 해당 계좌번호가 사용되거나 유출된 개인정보로 신분증 위조가 이뤄진다면 대포통장을 만들거나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등의 범죄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유출된 계좌의 경우 일단 비밀번호를 바꿀 것을 권유했다.

   은행 관계자는 "특히 유추하기 쉬운 비밀번호를 쓰고 있었다면 바로 비밀번호를 바꾸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일부 은행들은 관련 부서 회의를 소집해 유출된 은행 계좌 중 해당 은행의 계좌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는 등 상황 파악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번호 유출 계좌규모를 파악해 해당 계좌에 대해 중국쪽 IP(인터넷 프로토콜)주소로 인터넷 뱅킹을 시도할 경우 입금은 되지만 출금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등 고객 보호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영업점에 고객 실명 확인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는 공문을 보냈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은행 보안 시스템에 취약점이 없는지를 다시 점검할 예정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