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반지도 g단위로 살 수 있어요"

2008-04-23     뉴스관리자
오랫동안 '돈', '냥' 단위로 이뤄지던 금제품의 거래관행을 법정 계량단위인 미터법으로 바꾸기 위해 정부가 금형 보급과 캠페인 등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23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법정계량단위제도 운용을 맡고 있는 기술표준원은 24∼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08 한국 국제보석시계 전시회'에서 귀금속판매업 중앙회와 함께 홍보관을 만들어 g단위로 순금제품을 판매하는 행사를 열 계획이다.

정부가 업계와 손잡고 금을 직접 파는 자리까지 마련하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 법정계량단위 정착을 추진하면서 2g, 3g짜리 등 순금반지를 만들 수 있는 금형까지 만들어 전국 주요지역의 순금제품 제작소에 보급하는 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금 제품을 1돈(3.75g)이나 반돈(1.875g) 단위로 사고 팔 경우 단순히 법정단위에 맞지 않는다는 문제 외에도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무게를 재야하기 때문에 정밀한 저울이 없는 소비자들로서도 피해를 보기 쉽다는 문제가 있음에도 기존 거래관행을 깨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기표원과 귀금속판매업 중앙회는 행사 기간 2∼4g짜리 아기 돌반지는 물론, 금돼지,금거북이 등 전통적으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금 모양제품들도 5∼100g단위로 제작해 유통마진을 뺀 가격으로 팔 계획이다.

다만 정부로서도 부담은 있다. 장신구에 널리 쓰이는 14K나 18K 제품은 2g, 3g으로 나눠 사고팔수 있는 순금과 달리, 무게가 정수단위로 딱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표원 유경희 연구관은 "14K나 18K는 순금보다 딱딱해 광택을 내거나 복잡한 장식을 넣기 위해 기계로 가공하기 때문에 제품무게를 정수단위에 맞추기 힘들지만 g단위 판매는 계속 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