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모 "'PD사건' 상처로 가요계 떠났다" 근황 털어놔
2008-04-28 스포츠연예팀
"1990년 'PD사건'으로 인한 상처로 무대를 떠났다."
19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가수 구창모(54)가 1991년 인기의 정점에서 돌연 은퇴한 이유를 이제 털어놓았다.
그는 최근 MBC TV '네버엔딩 스토리' 녹화에서 은퇴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동안 내가 가수를 그만둔 것에 대해 여러 설이 있었는데 나에게는 너무 가슴 아픈 사연"이라고 운을 뗀 후 "1990년 가요계에 터진 'PD사건'으로 인한 상처가 무대를 떠나는 계기가 됐다"고 근황을 털어놨다.
'PD사건'은 쇼 프로그램 담당 PD들이 가수를 프로그램에 출연시켜주거나 노래를 방송해주면서 매니저로부터 돈을 받아 검찰에 대거 구속된 사건.
구창모는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간 적이 있는데 큰 상처를 받았다"며 "왜 내가 가수를 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고, 가수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여전히 가수라는 직업은 나에게 천직이며 음악은 내 인생의 전부"라며 "언젠가는 팬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1978년 대학가요제 무대로 데뷔한 후 송골매를 이끌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 등을 히트하며 국내 록 역사에 획을 그었다.
그는 자신의 곡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다섯 곡을 뽑아 달라는 제작진의 요청에 '어쩌다 마주친 그대', '처음 본 순간', '모두 다 사랑하리',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희나리' 등을 꼽았다.
구창모는 가요계를 떠난 후 카자흐스탄으로 건너가 사업가로 변신한 과정도 소개했다.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가요제에 초청받아 무대에 선 것을 계기로 그곳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 손 댄 사업은 한국자동차 수입 판매업이었는데 믿기지 않을 정도로 사업이 번창했다. 가수활동 시절에 비해 수십 배가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
"당시 저는 굉장히 교만했습니다. 뭐든지 하면 잘 되는 놈이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송골매로 데뷔해 성공했고 솔로로 나선 후에도 잘 된 데다 아무것도 모른 채 사업을 시작했는데 잘 됐으니까요. 겁나는 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사업은 1997년 지인의 말만 믿고 시작한 녹용사업에서 약 30억 원을 손해를 보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에 그는 조직 관리에서부터 마케팅, 자금관리, 경영 등 사업의 기초부터 다시 점검하기 시작했다.
1997년 12월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넘어가 자동차 딜러 사업을 시작했고 2005년에는 키르기스탄으로 자리를 옮겨 그 나라 최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한다. 그는 2천5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에서 키르기스탄 당국의 지원과 협조를 받아 주거와 상가가 공존하는 한국식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그는 또 키르기스탄의 유명 휴양지인 이식쿨 호수에 각종 해양시설과 호텔, 골프장 등을 건설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약 400헥타르의 부지를 확보했으며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완성한 상태다. 그가 나온 프로그램은 30일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