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가루 분유가 무해하다고? 뿔난 엄마들, 결국 소송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소비자 199명은 미드존슨을 상대로 1인당 100만원씩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문제는 2005년 2월 미드존슨의 분유 ‘엔파밀 리필’에서 쇳가루가 검출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미드존슨은 “분유에 이상한 검은 이물질이 있다”고 문의하는 소비자에게 “검은 물질은 인체에 해가 없는 블랙 파티클(검은 먼지)일 뿐이다”
“조제과정에서 극소량이 들어갈 수 있는 정상적인 축산물 성분”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와 식품의약품안전청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잇따라 “니켈, 크롬 등의 금속성 이물질”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자 이를 시인하고 시중에 유통된 7만통의 분유를 전량 수거했다.
미드존슨의 거짓 해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분유 속 검은 물질이 쇳조각임이 밝혀진 다음에도 “먹어도 인체에는 해가 없는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쇳가루가 발견된 지 보름 만에 식약청과 농식품부에서 조사에 나섰고, 리콜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최소 1만명의 아기들이 쇳가루 분유를 먹어온 것으로 알려져 2006년에도 시민단체 등에서 소송을 준비했다.
미드존슨은 ‘프리미엄 분유’를 표방하며 높은 가격대를 고수해 소비자의 분노는 더욱 컸다. 2003년 조제분유 ‘엔파밀’과 성장기 분유 ‘엔파프로’를 앞세워 한국 분유시장에 진출했던 미드존슨은 쇳가루 사태 이후 농식품부로부터 해당 제품 전량 수거 명령과 함께 1개월의 수입 정지 처분을 받았다.
명품 분유에 대한 신뢰를 잃은 소비자의 외면 때문에 한국 시장 진출 4년 만인 2006년 한국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