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 "깨진 노트북 배달 후 되레 면박"

현대홈쇼핑의 횡포, 본보 취재하자 '아뿔사' 교환

2008-05-19     김미경 기자

“액정 깨진 노트북을 배달해 놓고  현대홈쇼핑은 나몰라라 전화 한 통 없고 납품업체가 전화해 다짜 고짜 화를 내니 어이 없네요”

국내 굴지의 유통업체인 현대백화점 계열 현대홈쇼핑이 물건만 판매하고 교환이나 환불은 납품업체에 모두 떠넘긴뒤 오리발을 내민다는  소비자의 불만이 접수됐다.

서울에 사는 강모씨는 지난 4월 28일 IBM ThinkPad X61(12인치)을 129만7000원에 구입했다.

다음 날 노트북이 배송됐다. 실제 사용자가 중국에 거주중인 관계로 그대로 집안 한쪽에 잘 보관해 뒀다.

최근 실제 사용자의 아내가 한국에 왔다. 박스를 열어 노트북 전원을 켰다.

그런데 노트북의 외관도 아닌 내부 액정 화면에 쩍쩍 금이 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약관에 상품을 받은 날부터 20일내에 상품에 문제가 생길 경우 교환 및 반품을 해주겠다고 명시돼 있어 곧바로 현대홈쇼핑에 교환을 요청했다.

상담원은 "오늘은 확인이 어렵다며 연휴가 끝난 13일에 전화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약속한 날  오후2시가 다 되도록 전화가 오지 않았다. 강씨가 직접 전화를 하자 상담원은 담당자가 연락을 할거라며 기다리라는 말했다. 그러나 연락은 여전히 없었고 상담 시간도 지났다.

결국 답답한 마음에 강씨가 또 전화를 걸어 왜 연락을 안해 주냐고 항의를 하자 그제서야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 현대홈쇼핑이 아닌 납품업체였다.

납품업체 관계자는 잔뜩 화가 난 목소리로 “2주나 지났는 데 왜 이제야 말하냐”며 다짜고짜 따지고 들었다. 교환이든 환불이든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납품업체의 태도에 기가 막혀 강씨가 현대홈쇼핑에 전화를 해서 “현대홈쇼핑을 믿고 구입했는 데 담당자는 전화 한 통 없냐. 이런 일은 현대홈쇼핑에서 직접 처리해야하는 거 아니냐”고 따졌다.

상담원은 그제서야 “내일 담당자가 바로 연락할 수 있도록 긴급으로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이런 강씨의 얘기를 듣고 중국에 있는 실제 사용자가 직접 납품업체에 전화를 했다.

납품업체 담당자는 그제야 목소리가 달라지더니 “본사에 말해 애프터 서비스(A/S)기사를 내일까지 보내주겠다. 기사가 방문해 확인해보고 교환이든 A/S든 해주겠다”고 설명했다.

다음날 현대홈쇼핑 담당자로부터 사과를 받긴했지만 여전히 책임있는 답변은 들을수없었다. 그저 확인해봐야 교환이든 환불이든 해줄 수 있다는 납품업체의  말만 되풀이했다.

강씨는 “130만원 짜리가 깨져서 왔는데 환불은 못해주고 A/S나 교환해 줄때 까지 기다리라고만 한다. 약관에 써진 20일이라는 날짜만 채우려고 한 것 아니냐”며 분개했다.


결국 강씨는 억울한 심정을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제보를 했다. 본보에서 취재에 착수하자 소비자부터 연락이 왔다. 원만하게 해결됐다는 내용의 글을 본보 제보 창구에 올렸다.

 이에 대해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납품업체에  떠넘기려 한 것은 아니다. 제품 하자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납품업체가 전화를 한 것”이라며 “노트북은 14일에 교환 처리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