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정당 지지율 곤두박질… 한나라 깊어가는 시름

2008-05-16     뉴스관리자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총선 이후 지지율 추이를 놓고 시름에 잠겨있다.

한나라당은 내각 인사와 교육정책, 쇠고기 파동, 친박복당 논란 등을 거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정당 지지율이 동반 추락하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고, 민주당은 여권의 하락세에도 불구, 자신들의 지지율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는 점이 고민거리다.

◇한나라당 =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C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 지난 13, 14일 전국의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95% 신뢰수준에 ±3.7%P)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23.3%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지지율은 31.3%에 그쳤다.

당 부설 여의도 연구소의 지난 14일 조사에서도 `쇠고기 파동' 이후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새 정부 출범후 최저인 20%대 초반으로 하락하면서 당 지지율도 30.9%로 급전직하했다. 이틀 전 조사 당시 당 지지도 38%에 비해 무려 7.1%포인트 하락한 것.

이 추세대로라면 조만간 `지지율 30%' 붕괴도 점쳐진다. 이 경우 지난 2005년 10월 한나라당 지지율이 처음으로 30%를 넘은 뒤 무려 31개월만에 30% 아래로 지지율이 떨어지게 되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 대선 경선 당시 50%를 넘는 `초강세'를 보이던 것과는 격세지감이다. 이 때문에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6.4 재.보선에서 참패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한나라당 지지도 추락은 대통령 국정지지도 하락과 연관돼있다는 게 중론. 여당의 상징적 인물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하락한 만큼 당 지지도도 동반추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한나라당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핵심당직자는 "대선.총선공약은 제대로 지킬 생각도 안하면서 집안 싸움이나 하고 있고, 청와대와 정부가 잘못하는데도 이를 바로잡지도 못했다"면서 "당이 정신을 바짝 차리지 못하면 지지도 하락세를 멈출 수 없을 뿐더러 6.4 재보선 결과도 암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정청간 의사 소통이 여전히 원활하지 않은데다 주류와 친박(친 박근혜)간 갈등도 풀리지 않고 있어서 지지율 하락세를 반전시킬 계기가 마땅치 않다는 점은 더 큰 고민거리.

원내대표 출마의사를 갖고 있는 정의화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 지지도 하락과 관련 "인사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다"면서 "시간은 좀 더 필요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새로운 출발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심기일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정권의 경우는 국가보안법 폐지와 사학법 개정등 각종 개혁법안 처리를 강행하는 정치적 무리수로 반발을 샀었다.

◇민주당 = 정부 여당의 지지율 하락을 즐기고 있을 처지가 아니다. 리얼미터의 지난 13,14일 조사에서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16.9%로 한나라당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민주당은 지난 2004년 10월께 정당 지지율에서 한나라당에 추월을 허용한 뒤 무려 3년8개월 동안 단 한번도 앞서지 못했고, 아직까지 `역전'은 요원하다.

정부 여당의 초반 실정으로 인해 민심이 한나라당으로부터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쪽으로 쏠리는 것도 아님이 분명해지고 있다.

당 관계자들은 지지율이 답보상태인 이유를 대선과 총선에서 연달아 참패한 이후에도 별다른 내부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다 정체성 혼선과 취약한 리더십, 참신한 인물군의 부재 등으로 인해 전통 지지층의 재결집을 이끌어내지 못하는데서 찾고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쇠고기 문제를 따지면서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관심은 보수세력 내부에 쏠려있고 민주당은 정국의 주변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강래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당분간 큰 선거가 없기는 하지만, 당 지지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려 놓아야 2010년 지방선거에서 정국의 흐름을 돌려놓을 수 있다"며 "지도체제를 새롭게 꾸려가는 현 시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7월6일 전당대회를 반전의 모멘텀으로 보고 있다. 신형엔진을 장착하고 당 내부의 분위기부터 일신되면 정국 주도권을 되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매우 더디기는 하지만 한때 한 자릿수로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소폭이나마 상승하는 기미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핵심 당직자는 "9일 실시한 당 자체조사에서 지지율이 24% 정도였고, 4월24일 조사에 비하면 4.4%P 올랐다"며 "이전에는 한나라당 지지율이 빠지면 부동층으로 갔는데 이제는 조금씩 (민주당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