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제로' 임창용 이번엔 '퍼시픽리그' 정복 두고 봐~
2008-05-19 스포츠연예팀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는 20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팀당 4경기씩 인터리그를 치른다. 야쿠르트는 21일 퍼시픽리그 1위 세이부 라이온스를 첫 상대로 맞는다.
3월28일 센트럴리그 개막 후 18일까지 51일간 임창용이 보여준 활약상은 애초 기대치를 훌쩍 넘어 역대 한국프로야구 선수가 일본에서 첫 해 거둔 성적 중 최고로 부를 만 하다.
일본 진출 선구자였던 '국보급 투수' 선동열 삼성 감독을 필두로 이종범 정민태(이상 KIA) 정민철(한화)을 거쳐 이승엽(요미우리)까지 한국의 간판급 선수들은 첫 해 적응실패로 2군행을 겪었지만 임창용은 첫해부터 팀 내 대들보로 자리매김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임창용은 팀이 치른 40경기 중 16경기에 등판, 16이닝을 던져 1점만 내주는 짠물투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0.56의 빼어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팀이 올린 19승 중 16승이 임창용의 손에서 끝났다.
세이브 순위에서는 이와세 히토키(주니치), 마크 크룬(요미우리)과 함께 후지카와 규지(한신.16개)에 이어 공동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에 있어서는 단연 임창용이 리그 최강이다.
임창용은 세이브 찬스를 날린 게 한 번도 없다. 반면 후지카와와 이와세, 크룬은 한 차례씩 패배를 당하며 '철벽' 이미지에 금이 갔다.
히로시마 도요 카프 소방수 나카가와 가쓰히로가 2승3세이브,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벌이고 있으나 그는 홀드도 2개를 거두는 등 세이브만 하는 통상적인 마무리 투수와는 거리가 있어 임창용과 비교 대상은 되지 않는다.
임창용이 리그 1,2위를 달리고 있는 한신(28승)과 주니치(24승) 등 강팀에서 활약했다면 이미 리그 세이브 순위 1위를 질주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3월29일 요미우리를 상대로 첫 세이브를 신고하면서 시작된 임창용의 무적 행진은 4월 5개, 5월 6개로 이어지고 있다.
사이드암, 오버핸드, 스리쿼터 등 세 가지 폼에서 나오는 빠른 공에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는 맥없이 헛돌았다.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57㎞까지 찍었고 공 끝은 포수 미트 앞에서 좌우로 춤을 춘다.
임창용의 싱커는 크게 나아진 게 없지만 직구가 워낙 좋아 다른 변화구가 필요 없을 정도. 간혹 슬라이더를 섞지만 언제까지나 타자의 눈을 현혹시킬 유인구에 불과하고 승부구는 좌우 타자를 막론하고 오직 뱀직구다.
탈삼진은 14개로 후지카와(18⅔이닝 28개), 크룬(19⅓이닝 34개) 등에 비해 떨어지나 임창용은 스트라이크를 꽂아넣는 정면 승부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도하면서 힘으로 상대를 제압한다.
피안타율은 0.190으로 우타자(0.160)와 좌타자(0.212) 상대 차가 별로 나지 않는다. 요코하마와 강팀 한신을 상대로 각각 세이브 4개씩을 거뒀고 주니치를 상대로도 2개를 낚았다.
힘있는 투수들을 많이 상대해 센트럴리그 타자보다 훨씬 공격적이라는 평을 듣는 퍼시픽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임창용이 성공신화를 계속 써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