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수요 감소 조짐에 128달러대로 급락

2008-05-28     뉴스관리자
27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기록적인 유가 수준이 석유 소비 감소를 불러오고 있다는 우려로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3.34달러 떨어진 배럴당 128.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7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4.06달러(3%) 하락한 배럴당 128.31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 하락은 미국인들의 소비심리가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 경기 둔화에 따른 고용시장 위축 등으로 16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석유 소비가 줄어드는 조짐이 나타나고 달러화도 강세로 돌아선 것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의 민간경제연구기관인 콘퍼런스보드는 이날 5월 소비자신뢰지수가 57.2를 기록, 전달의 62.8보다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비자신뢰지수는 1992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1년전의 지수가 108.5였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한 셈이다.

   소비심리 위축은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이 석유소비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휘발유 평균 소비자가는 갤런당 3.937달러에 달해 4달러에 육박했다.

   실제로 미국의 연료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지난주 미 에너지부가 발표한 지난 16일까지의 4주간 연료소비가 하루 평균 2천30만배럴로 1년전보다 1.3% 감소한 것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알라론 트레이딩의 트레이더인 필 플린은 높은 에너지 가격이 경제와 수요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말했다.

   또한 미 달러화가 유로당 1.570달러 안팎에 거래돼 전날의 1.5770달러에 비해 가치가 상승한 것도 이날 유가 하락에 기여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가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주재한 `간부회의'에서 2009년부터 적용되는 석유회사들에 대한 세금 감면 법안을 승인한 것도 유전개발을 위한 투자를 활성화해 감소세인 러시아의 석유 생산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와 유가 하락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러시아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주 발표된 1~4월 러시아 원유 생산량은 같은 기간에 비해 0.3% 감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