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ㆍ경유 이어 LPG값 폭등까지…장애인 ‘못살겠다’
지난주 전국 평균 LPG 가격은 ℓ당 946원. 지난 4월 916원에 그쳤던 가격은 국제가격 상승으로 연일 상승을 기록 중이다. LPG를 수입ㆍ공급하는 E1과 SK가스 등 가스업체는 다음달 가격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가격이 ℓ당 1000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김씨는 “장애인에게는 단 몇 푼이 오른다고 해도 생계가 휘청거린다”며 “평균 수입이 100만원 정도 되는데 그 중 25만원이 LPG로 나가니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휘발유와 경유에 이어 LPG 가격까지 폭등하면서 서민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특히 LPG는 장애인 차량이나 소형 식당 등 ‘생존’과 직결된 곳에 주로 쓰이고 있어 이들이 체감하는 고통은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 별다른 대책을 찾지 못한 채 폭등하는 LPG 가격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이들의 심정도 하루가 다르게 타들어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점. 김씨는 “남이야 기름 가격이 폭등하면 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되지만 장애인은 선택조차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리가 불편한 그 역시 차량 대신 지하철을 이용해보기도 했지만 출퇴근 시간을 맞추기에는 어림도 없다. 지하철 출근을 하면 일을 할 수 없을 만큼 온몸에 진이 빠져 결국 차량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는 “장애인에게 차량은 생존수단”이라며 “선택은 없다. 차를 포기한다는 것은 직장을 포기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정부가 지원해주던 LPG 면세금도 내년이면 사라진다. 김씨는 “LPG 가격은 계속 오른다는데 오히려 정부는 주던 면세 혜택마저 없앨 전망”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2005년부터 LPG 차량을 이용했다는 이모(51ㆍ2급 장애인) 씨도 “면세를 받으면 한 달에 5만원 정도 지원이 되는 편”이라며 “이마저도 1~3급 장애인만 지원해줄 뿐 4~6급 장애인은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인환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은 “17대 국회 때 장애인 차량 LPG 특별소비세 면세법안이 결국 통과하지 못했다”며 “차량 유지비는 계속 늘어만 가고 지원은 오히려 줄어가는 상황이 어이없다”고 말했다.
LPG 가격 상승은 식당을 운영하는 서민에게도 피해갈 수 없는 시련이다. 경유나 휘발유는 대부분 차량 이용에만 쓰이고 있지만 LPG는 차량뿐만 아니라 소형 식당이나 노점상 등에도 다수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여ㆍ46) 씨는 “그렇지 않아도 먹을거리가 불안하다는 이유로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장사도 안되는데 LPG 가격도 오르고 있으니 장사하기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