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신경영’ 15주년… 심기일전 기회 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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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신(新)경영’ 15주년 기념일인 오는 6월 7일을 계기로 심기일전한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라”는 이건희 회장의 이른바 ‘프랑크푸르트 선언’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촉매제가 됐다는 점에서 삼성특검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고 다시 뛰자는 의미를 새기기로 했다. 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전략기획실 해체 작업 등이 다음달부터 본격화해 6월은 삼성 재도약의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주창한 6월 7일을 이틀 앞둔 5일 사내방송(SBC)을 통해 전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신경영’ 관련 특집 프로그램을 내보낸다. 주요 내용은 이 회장이 당시 계열사 사장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소집해 철저한 변화를 주문했던 장면과 함께 핵심 어록을 모아놓은 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신경영’은 이 회장이 미국에 갔을 때 삼성전자 가전제품이 싸구려 취급을 받는 것을 직접 목격한 뒤 전격적으로 제시된 경영화두다.
이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퇴진했지만 ‘신경영’이 ‘창조경영’의 모태가 돼 그룹 임직원 모두가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고 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기폭제가 됐기 때문에 이 회장의 메시지를 다시 한 번 전달하기로 했다.
‘신경영 전도사’도 짤막한 인터뷰를 통해 삼성을 하나로 묶는다. 최지성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 고홍식 삼성토탈 사장, 이석재 삼성코닝정밀유리 사장 등이 잇따라 나와 그룹의 재도약을 주문한다. 최지성 사장은 ‘신경영’ 주창 당시 회장비서실 전략1팀장, 고홍식 사장은 그룹의 신경영실천위원회팀장, 이석재 사장은 삼성전자 AV상품기획팀장을 맡아 ‘신경영’을 전파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삼성 관계자는 “‘신경영’ 10주년 기념일에는 이 회장이 직접 사장단을 격려하기도 했지만 그 이후에는 사내방송을 통해 조용하게 기념했다”며 “삼성 발전의 모태가 됐던 ‘신경영’을 되짚으면서 삼성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보자는 게 공통된 정서”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다음달 1일 전략기획실 소속 임직원 일부에 대한 인사발령을 내 해체작업을 시작한다. 임직원 100여 명 가운데 부장급 이하 간부 40명이 우선 대상이며, 7월 1일께 임원 발령이 날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같은 달 11~13일에는 7000여 명의 신입사원과 계열사 사장, 임직원이 총집결한 가운데 하계 수련회를 개최한다. 일정 중에는 원유 유출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태안 봉사활동도 포함돼 있어 주목된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