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 예비군부대 '눈에 띄네'
2008-05-30 뉴스관리자
29일 밤부터 30일 새벽 사이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거리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40여명의 예비군복을 입은 청년들이 시위대 앞 부분에 자리잡아 행진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와함께 시위 군중 사이 사이에도 개별적으로 예비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대열 앞쪽에 자리한 예비군복 청년들은 다른 참가자들보다 더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는 것은 물론이고 혼잡한 교통을 정리하기도 하며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을 막기 위해 '인간 바리케이드'를 치면서 완충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폭력을 행사하려는 시민들에게 흥분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시민들이 전경들에게 욕설을 퍼부을 때는 `쟤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고 말리는 모습도 자주 목격됐다.
이들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예비군들이 동참해 폭력시위를 막자'는 글을 보고 직장 등에서 일을 마치고 예비군복을 입고 나오거나 일부는 예정된 훈련을 마치고 귀가하다가 즉흥적으로 참가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예비역 시민들은 촛불집회 현장에 나와 군복을 보고 자발적으로 서로 모여 행동 방법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30일 새벽 종로 교보문고 앞 사거리에서 경찰에 연행된 2명의 예비군 조모(29)씨와 김모(31)씨는 경찰조사 결과 서로 아무런 사전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와 김씨가 `특별한 지시를 받아서 나온 것은 아니며 아무 데나 앉아있기도 좋고 활동하기 편하기 때문에 군복을 입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예비역 청년들이 군복을 입고 촛불집회에 나오는 것은 예비군복 자체가 노천 등지에서 장시간 입어도 부담이 없는 옷이라는 장점이 있는데다 비슷한 연령대의 젊은이들이 '국가의 부름을 받아' 군복무를 완수한 데서 오는 연대의식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예비군복이 주는 특유의 삐딱한 인상이 촛불시위의 불복종 정신과 일맥상통한다는 관측도 일부에선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예비군복 차림 젊은이들이 전경에 비교적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다같이 군복무라는 국민의 의무를 수행했거나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새벽 거리시위 과정에서 누군가 전경버스의 바퀴에 바람을 빼놓고 가자 이 버스에는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마. 그래도 형이 너희 친구들한테 타이어 벨브코어랑 챙겨줬으니 바람을 다시 넣긴 쉬울 것이다. 수고해. - 예비역 수송중대 병장"이라는 쪽지가 남아있기도 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