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3차 예선 '지옥의 원정'을 통과하라" 특명

2008-06-03     스포츠연예팀

허정무(53) 축구대표팀 감독은 요르단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지옥의 원정'을 앞두고 최종예선 진출에 집중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허정무 감독은 3일 경기도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출국에 앞서 마지막 훈련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한 뒤 "목표는 3차 예선 통과다. 요르단과 홈 경기에서 이기고 있다 비기는 통에 팬들의 실망이 컸지만 이 시점에서는 선수들에게 격려와 응원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지난 달 31일 아시아 예선 3차전 요르단과 홈경기에서 한국이 두 골을 먼저 넣고도 방심 탓에 2-2로 비겨 언론의 질타를 받은 데다 음주파문으로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골키퍼 이운재(수원) 사면 추진으로 불거진 논란을 일단락하고 원정 두 경기에 올인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허 감독은 요르단과 홈경기부터 7일 요르단 원정, 14일 투르크메니스탄 원정, 22일 북한 홈경기까지 4연전에서 승점 3점 이상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남은 세 경기에서 흩어진 선수단 분위기를 추스르고 승리를 독려해야 할 중책이 허 감독에게 있는 것이다.

   이운재 사면 논란을 조기에 수습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은 앞서 요르단전 직후 이운재의 징계 해제를 위해 기술위원회를 통해 상벌위원회에 건의했다 곧바로 번복하는 조치를 취했다.

   요르단전 수문장으로 나섰던 김용대(광주)가 다소 불안함을 노출했지만 손가락을 삐었던 정성룡(성남)이 부상에서 거의 회복돼 더 이상 분란을 확산시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허 감독은 "요르단전을 전후해 이운재 재발탁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상벌위원장에게 요청하려 했지만 정성룡(포항)이 부상에서 회복돼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고, 대표팀 전체 사기를 고려해 이운재의 징계 해제와 재발탁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축구협회에서 먼저 징계를 풀어야 한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맞지도 않고 선수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대표팀 코칭스태프들은 골키퍼에서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선수들을 비교 분석하고 있다"며 "선수들에게도 분명히 이런 점을 얘기했다"며 요르단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날 밤 선수단을 이끌고 요르단으로 떠나는 그는 "원정 경기는 항상 힘들다. 그동안 대표팀이 원정에서 성적이 나빴던 만큼 이번에 만회하고 싶다"며 "중동 원정은 기후와 음식, 그라운드 컨디션, 홈 텃세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다.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을 점검해 좋은 선수로 구성하겠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