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 버스서 여대생 성추행, 승객들이 공범(?)
2008-06-03 뉴스관리자
3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서울에서 수도권 지역 대학에 다니는 김모(여)씨는 등굣길에서 자주 마주치는 남자 대학생 이모씨에게 버스에서 5월 초부터 최근까지 4차례나 성추행을 당했다.
조사 결과 이씨는 처음에는 졸고 있는 김씨의 몸을 더듬는 수준에 그쳤지만 김씨가 반항하지 않자 다음부터 강도를 높여갔고 휴대전화로 추행 장면을 촬영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일 오전 7시께 출발하는 버스는 출근길 시민들로 항상 혼잡했지만 김씨와 이씨가 나란히 앉은 좌석 근처의 시민들은 추행을 목격하고도 제지하지 않았다고 김씨는 경찰에서 진술했다.
김씨는 추행 장면을 본 시민들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주위 사람들을 모두 성추행범의 일행으로 착각해 겁에 질려 적극 대응하지 못하고 매번 잠을 자는 척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말리지 않고 보고만 있어서 일행인 줄 알았다. 공범들인 것 같아 숨을 쉴 수도 없었고 이씨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그 애랑 같이 있다'고 태연히 말하는 통에 더 큰 봉변을 당할까 두려웠다"고 말했다.
이씨는 추행을 피하려고 자리를 바꿔앉았으나 이씨는 집요하게 김씨의 뒤를 따라와 옆자리를 차지했고 버스가 만차를 이룬 뒤 고속도로에 들어서면 추행은 시작됐다.
이씨의 대담한 성추행 행각은 김씨 남자 친구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2일 오전 등굣길에 이씨를 긴급체포하면서 끝을 맺었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이 연인들의 애정행위로 착각했다고 하더라도 공공장소에서 이를 그냥 지켜본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시민들이 범죄인 줄 알고도 추행을 방관한 건 아닌지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재범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씨를 구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