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오후 7시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2008 드림 콘서트'가 한 때 엉망진창이 됐다.
국민의 밝고 건전한 문화생활을 위해 기획됐다는 당초 의도와 달리 부상자가 속출하고 공연이 중단돼 아수라장이 됐다.
무료 공연에다 동방신기, SS501, 슈퍼주니어 , 타이푼, 원더걸스, 에픽하이 등 쟁쟁한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지방에서만 150여대의 관광버스가 올라올 정도로 공연은 성황을 이뤘다. 당초 예상됐던 3만5000여명을 훨씬 웃도는 약 5만여 관객이 참석했다.
이 때문에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던 일부 중, 고교생 팬들이 경기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공연시작 20여분 만에 공연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룹 배치기의 공연이 끝날 무렵인 오후 7시20분께 중단된 이날 공연은 약 30여분이 지난 뒤에야 재개됐다.
난입을 시도하는 학생들을 막을 통제요원이 부족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주최측인 사단법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는 이날 사설 응급환자 이송센터인 'EMS코리아'에 당초 1대의 응급차를 요청했다.
그러나 EMS코리아 측은, 많은 관객이 몰린다는 소식을 접한 소방당국의 요구로 1대를 더 추가해 총 2대의 응급차를 마련했다.
5만 관객의 공연에 2대의 응급차 배치는 너무 안이한 대응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부상자는 공연 30분 전부터 나왔다. 가벼운 타박상부터 골절, 디스크가 의심되는 환자까지 구급차는 쉴새없이 인근 서울 의료원에 환자를 실어날랐다.
이 구급차는 잠실주경기장 남직문과 북직문을 오가면서 부상자를 실어나르고 있는 실정이다.
EMS 코리아 응급환자 이송센터의 한 관계자는 "8시 현재 인근 서울 의료원에 15명 정도를 수송해줬다.이 중에는 가벼운 타박상 환자도 있지만 골절이 의심이 되는 사람들도 있었다. 환자들을 옮기기에 바쁘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이유는 무료 선착순 입장이 가능한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공연 좌석이 정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좋은 좌석에서 보려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서로 좋은 좌석을 차지하려고 움직이다 다치는 경우도 있었다.
공연을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곳은 잔디밭에 놓여진 VIP석. 공연이 임박했지만 VIP석이 많이 비어있는 것을 목격한 관객들이 좌석에 앉으려고 몰려드는 바람에 밟히고 다친 사람들도 발생했다.
옆에서 사고를 목격한 한 청소년은 "수 많은 스타들이 나온다고 해서 공연을 보러왔는데 오히려 돈주고 떳떳하게 보는 게 낫다"며 "공짜지만 좌석표도 없으니 우왕좌왕하고 서로 자기 좌석이라고 싸우는 경우도 있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공연 이후에는 공연 중단사태도 벌어졌다. 이날 오후 7시 20분 배치기의 공연이 끝날 무렵 좌직문이 청소년들에게 뚫리면서 갑자기 인파가 난입, 공연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갑자기 공연장에 난입한 청소년들은 스타들의 대기실로 이동하려 했고, 일부는 공연장 VIP석으로 이동했다. 이 때도 부상자가 발생했다. 안내방송을 통해 공연 중단을 알렸고, 이들이 빠쪄나간 후에 공연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비표도 현금으로 거래되고 있었다. 전북 정읍에 사는 이모씨(17)는 "비표가 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나도 돈이 있어서 사고 싶은데 사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스태프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비표 관리도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연제협에서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청소년들의 밝고 건전한 문화생활을 돕고 침체된 가요계에 힘을 실어준다는 의도로 기획된 행사지만, 공연을 관람하는 청소년들의 마음은 그리 밝지만은 못했다.
또 무료 공연이긴 했지만 주최사인 연제협이 스태프 출입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수많은 학생들이 금전적이 피해도 봤다.
수많은 학생이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공연장에 입장, 이들을 수용할 자리가 모자라자 공연이 중단된 오후 7시30분께 약 400여명의 학생들이 출입증을 뺏긴 채 공연장에서 쫓겨났다.
돈도 버리고 공연도 보지 못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공연은 30분뒤 재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