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李 대통령 "盧정부서 처리했으면 말썽 안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7일 `쇠고기 파동'과 관련, "그때(노무현 정부) 처리했으면 이런 말썽이 안 났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기독교 지도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여의도 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가 "일은 그 때 다 벌여 놓은 것"이라고 말하자 아쉬움을 표명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달 이상 계속되고 있는 `촛불집회'에 대해선 "세상을 밝게 하려는 그런 점도 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면서 "결과적으로 나라가 잘 돼야죠. 그 분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기독교 지도자들은 사실상 재협상에 준하는 각종 정부 조치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 필요성을 제기했고, 일부는 재협상을 시작하면서 대국민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꼬일 대로 꼬인 정국을 대통령이 잘 풀어야 한다는 당부의 말도 나왔다.
조용기 목사는 "대통령이 재협상에 준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국민이 알아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면서 "대통령의 정확한 의중과 구체적인 해결책을 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이 가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는 "국민의 마음에 순식간에 불이 붙은 것 같다. 대통령에게 해결의 의지가 있구나 하는 진의가 국민 마음 속에 자리매김 되도록 제대로 알려져야 한다"고 말했고, 임명규 기독교 장로회 총회장은 "정부도 재협상에 준하는 조치를 적극적으로 국민에게 알리고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오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자칫하면 촛불시위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일단 먼저 재협상을 시작하면서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 다음에 안되면 안되는 대로 차선책을 모색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고 제안했다.
엄신형 기독교총연합회장은 "광우병 사태가 불거졌을때 각계 전문가가 냉정하고 허심탄회하게 토론을 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사실상의 재협상과 마찬가지의 노력을 하고 있다. 미국측과 다양한 외교채널로 재협상에 준하는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국민건강이 우선으로, 국민이 우려하는 월령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수입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기름값이 오르고 서민경제가 걱정이다. 이렇게 어려울 때 없는 사람이 더 고통받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힘들어 하고 있다"면서 "쇠고기 문제는 처음 발표할 때 어떻게 문제가 될지 예측하고 대비하는 자세와 소통이 부족했다"고 자성했다.
이 대통령은 극동방송 사장인 김장환 목사가 "청와대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가 나는 데 밖에서도 났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여기서는 새소리가 안나도 되고 밖에서 나야하는 데 걱정을 끼쳐드려서..."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오찬에선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임명규 목사는 "정치권이 국회를 등지고 장외로 나가는 것이 문제다. 해법을 국회에서 찾아야 하며 국민도 그것을 원할 것"이라면서 "국회의원들이 국회를 정상화해 국민의 소리를 듣고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장환 목사는 최근 봉하마을에 다녀온 사실을 소개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청와대에 있었으면 (쇠고기 파동에) 어떻게 대응을 하겠느냐'고 물었더니 아무 말 없이 웃기만 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