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쇠파이프 폭력 시위자는 경찰 '알바 프락치'"

2008-06-10     박지인기자

폭력 시위자는 경찰이 보낸 '프락치 알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서 처음으로 쇠파이프와 각목이  등장하는 등 폭력시위 논란이 일자 일부 네티즌들이 "경찰 프락치들이 폭력시위를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에따라 "폭력 분위기에 휘말리지 말고 폭력시위를 주동하는 사람에게는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자"는 '프락치 제거 행동지침'까지 내놓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이 같은 '프락치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9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 등에 번지고 있는 '프락치 제거 국민행동지침'이라는 글은 "촛불문화제의 의미를 희석시키려는 세력(프락치)을 몰아내는 게 급선무"라며 "경찰 프락치의 폭력행위에 휘말리지 말고 폭력 시위하는 사람은 자제시키고 뒤로 끌어내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 글에는 또 △ 폭력시위자는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두고 신분증을 확인하고 △ 폭력시위자를 가려내기 위해 '마스크 안 쓰기 운동'을 병행하며 △ 폭력시위가 벌어지면 '비폭력, 3보 후퇴'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대열이 후퇴해 자연스럽게 폭력시위를 막자는 구체적인 행동방침도 들어있다.

8일 새벽 발생했던 '쇠파이프' 과격 시위 당시 사진들을 대조하며 경찰 프락치 의혹을 제기하는 글들도 인터넷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아고라' 게시판에 "8일 새벽 일부 시위대는 전경버스를 부수고, 먼저 전경에게 공격적으로 달려들고, 뒤에서 '비폭력'을 외치면 오히려 시위대를 위협하는 등 그동안 볼 수 없을 만큼 격렬했다"며 "하지만 이들은 경찰이 강제해산을 시작하자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이들이 과연 촛불 시민들이 맞는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시위대 가운데 경찰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망치까지 준비한 사람들의 사진을 내놓으며 경찰과 연계설을 주장하는가 하면 "회색 후드 티를 입은 젊은 남성이 경찰과 함께 앉아 있었는데 밤이 되자 같은 옷을 입은 남성이 시위대 맨 앞에서 폭력시위에 앞장섰다"며 이름대로 '증거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한 네티즌은 '프락치 논란'이 된 인터넷 사진들을 일일이 대조하며 "폭력을 휘두른 시위대가 그 책임을 오히려 경찰에 떠넘기는 행태는 저열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으며 또 다른 네티즌은 "프락치보다 무서운 것은 계속되는 프락치 논란"이라며 "촛불시위의 처음 목적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이자"고 촉구했다.

경찰은 프락치 논란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우리가 지금 일제시대에 살고 있느냐. '프락치 의혹'은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에서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과격 행위를 저지른 시위자 1∼2명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악의적인 '프락치 의혹'을 제기한 글에 대해서는 게시자 아이디를 추적하는 등 내사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