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30년만에 이탈리아 3-0으로 격침

2008-06-10     스포츠 연예팀

'오렌지군단' 네덜란드가 2006독일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에 30년 만의 승리를 거뒀다.

네덜란드는 10일 새벽(한국시간) 스위스 베른의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열린 2008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C조 경기에서 전반 26분 뤼트 판 니스텔로이와 31분 베슬러이 스네이더르, 후반 34분 히오바니 판 브롱크호르스트의 연속골로 이탈리아를 3-0으로 격침시켰다.

지난 1988년 이 대회 우승국인 네덜란드는 이로써 '죽음의 조'에서 가장 먼저 승점를 챙기며 선두로 나서 8강 진출 가능성을 높인 것은 물론 20년 만의 우승에 청신호를 켰다. 상대전적은 이탈리아가 7승6무(승부차기 승 포함)3패로 여전히 앞서 있지만 네덜란드가 A매치에서 이탈리아를 꺾은 것은 지난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2-1 승) 이후 30년 만이다.

적극적으로 상대를 몰아붙여가던 네덜란드가 이탈리아 골문을 연 것은 전반 26분. 페널티지역 왼쪽에 있던 판 브롱크호르스트가 날린 슈팅을 골문 앞에 있던 판 니스텔로이가 오른발 안쪽으로 살짝 방향을 틀어 골망을 흔들었다. 이탈리아 수비수들은 오프사이드라며 손을 들었지만 주·부심은 꿈쩍하지 않았다. 이내 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판 니스텔로이의 골장면이 리플레이되고, 이탈리아 팬들이 항의하자 주최측은 곧바로 전광판 화면을 스코어 보드로 바꿨지만 오심 논란의 여지는 충분했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5분 뒤인 전반 31분 역습으로 시작된 스네이더르의 추가골과 후반 34분 판 브롱크호르스트의 헤딩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으며 오심 논란마저 잠재웠다.

같은 조의 '동유럽 복병' 루마니아는 대회통산 3번째 우승을 꿈꾸는 프랑스와 0-0 무승부를 이루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번 대회 첫 무승부. 이로써 승점1을 얻는 데 그친 프랑스는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우승후보들과의 남은 조별리그에서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한편 주장 완장을 차고 풀타임을 뛴 프랑스의 중앙수비수 릴리앙 튀랑은 유럽선수권대회 본선 최다 출전 기록(15경기)을 세웠지만, 팀이 무승부에 그치는 바람에 빛이 바랬다.

한편 11일 경기에서는 '히딩크 매직' 실현 여부가 최대 관심이다. 러시아는 11일 오전 1시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 스타디움에서 D조 첫 상대 스페인과 격돌한다. 히딩크 감독은 이 대회에서 지난 1996년 네덜란드를 이끌고 8강에 올랐었다. 또 이번 대회 예선에서는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종가' 잉글랜드를 따돌리고 본선행 티켓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