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디자인 차별화 나섰다

2008-06-11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프랑크푸르트(독일)=윤정식 기자】 기아자동차가 패밀리룩(family look) 구축, 미국 독자 디자인센터 설립 등을 통해 현대자동차와 본격적인 디자인 차별화에 나섰다.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총괄 부사장(CDO)은 지난 6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기아차 유럽총괄법인의 유럽디자인센터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최근 시작된 기아차 패밀리룩 콘셉트를 ‘젊고 신선하고 멋지면서도 단순함(Young, Fresh, Cool & Simple)’으로 확정하고 현대차와의 디자인 차별화에 나섰다”고 밝혔다.

모델별로 디자인 방향이 일부 언급된 적은 있지만 기아차 ‘패밀리룩’(같은 브랜드 차량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디자인 요소) 전체 콘셉트를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차는 디자인 차별화 작업의 일환으로 오는 24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Irvine)시에 있는 현대ㆍ기아차 디자인센터를 분리, LA에 독자적인 기아차 디자인센터를 열 계획이다. 이 행사에는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참석도 예상된다. 기아차는 지난해 유럽 디자인센터를 독립시킨 바 있다.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쎄라토 후속 모델 ‘포르테’(프로젝트명 TD)가 슈라이어 스타일의 진정한 시작”이라며 “기아차의 패밀리룩은 로체와 포르테를 시작으로 ‘키(Kee)’와 ‘쏘울(Soul)’에서 성공리에 안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디자인 모델은 일명 ‘슈라이어 라인’으로 불린다. 양산차로는 지난 1월 시판된 모하비가 있으며 오는 12일에는 호랑이 코와 입을 모티브로 한 로체 이노베이션이 출시된다. 하반기에는 포르테와 쏘울이 기아차 패밀리룩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2006년 9월 자신이 합류하기 전의 기아차 디자인에 대해선 “통일된 정체성 없이 모델별로 일본차 분위기를 풍기는 정도였다”면서 “앞으로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또는 세계 어디에서도 기아차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도록 기아차 디자인에 ‘정체성(Identity)’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차별화 전략에 대해 현대ㆍ기아차 한 관계자는 “굳이 일본 차와 비교를 한다면 현대차는 렉서스, 기아차는 인피니티의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은 도전적이면서도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면서 “이제 확고한 기아차 패밀리룩의 안착으로 느낌표를 찍을 수 있게 됐고 앞으로는 마침표를 향해 가겠다”고 말했다.

yjs@heraldm.com

<사진설명> ■피터 슈라이어가 디자인한 기아차 ‘슈라이어 라인’

(위쪽부터)모하비(1월 출시)-로체 이노베이션(6월 12일 출시)-포르테(쎄라토 후속모델ㆍ하반기 출시)-쏘울(하반기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