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서 교도소 폭파하고 요원 400여명 탈주시켜

2008-06-16     이경환 기자

탈레반 반군이 아프가니스탄의 교도소를 폭파한뒤 수감자 수백명을 탈출시키는 영화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반군 게릴라들은 13일(현지시간)밤  트럭을 이용한 자살폭탄등으로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  교도소 정문과 벽을 폭파한 뒤 난입했다. 반군은 정문이 뚫리자 로켓포 등 중화기를 이용해 교도소 건물을 폭파한뒤 도주시켰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무장세력이 충돌해 경찰 9명과 일부 수감자들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 대변인은 사건 발생후 “우리 전사 30여명이 두 차례 자살폭탄 등으로 교도소를 공격해 수백명을 탈주시켰다”고 공표했다.

세이예드 아그하 사키브 칸다하르 경찰서장은 “탈레반 요원 390명을 포함 약 870명의 수감자가 탈출했다”고 말했다. 
교도소 관계자는 “사르포사 교도소에는 일반 죄수뿐만 아니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과 아프간 정부군에 대항하다 체포된 반군 게릴라들도 수감돼 있었다”면서 “전체 수감 인원은 탈레반 요원 400명을 포함해 총 1150명으로, 이들 대부분이 도주했다”고 전했다.

미군은 2001년 아프간 침공 이후 현지에서 수천명의 탈레반 병사와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 조직원을 체포했으며, 이들 중 상당수를 지난해 아프간 정부가 관리하는 사르포사 교도소로 이감했다. 교도소 피습사건이 발생한 칸다하르는 탈레반 반군의 주요 거점으로, 지난 2년간 미군과 캐나다군이 주축이 된 나토군이 반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여왔다.

나토군 대변인 카를로스 브랑코 준장은 “약 1100명이 탈출한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교도소 습격이 이 지역의 군사작전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