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에 벌레 넣고 공갈 돈 뜯은 대학강사 징역형
2008-06-19 김미경기자
박모씨는 올해 3월 19일 A제과 과자제품에 개미를 넣은 뒤 "과자 제품에 죽은 개미가 나왔다"고 주장해 그날 오후 회사 직원을 만나 보상해주지 않으면 언론에 제보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박씨는 A제과로부터 2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것은 `예행연습'이었다.
4월초 동원F&B의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런천미트 햄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 언론에 알리겠다"고 협박했다.
박씨는 바퀴벌레를 넣은 햄을 보여주고는 10일동안 무려 5차례에 걸쳐 현금 900만원과 290만원 상당의 햄 120상자를 뜯어 냈다.
박씨는 동원F&B에서 금품을 받아 내던 중에 또 다른 대기업 홈페이지에 햄 제품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글을 올려 800만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박씨가 다른 회사에서 `벌레 식품' 신고로 돈을 받아간 전력이 있는 것을 알고는 보상금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젠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열흘쯤 지나 박씨는 다른 회사를 협박해 40만원 상당의 참치캔과 라면을 뜯어 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그 다음날에도 모 대기업을 협박해 "라면 스프에서 벌레가 나왔다"며 보상금을 요구했지만 실패했다.
박씨는 검거된 뒤 경찰에서 "시간강사 월급이 40만원밖에 되지 않아 부인에게 미안했고 거짓 신고로 생활비를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결국 구속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최병률 판사는 박씨에게 공갈 등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함께 부과했다고 19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