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세 "반갑습네다..골 꼭 넣겠습네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22일 오후 8시.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북대결을 펼칠 북한 축구대표팀이 19일 입국다.
김정훈 감독이 이끄는 북한 대표팀은 이날 오후 9시27분 중국항공편을 이용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대표팀은 간판 공격수인 `아시아 루니' 정대세(가와사키)와 요르단과 홈.원정에서 혼자 세 골을 넣은 홍영조(베자니아 베오그라드) 등 주전급을 포함한 20명으로 꾸렸다.
또 국내 K-리그 수원 삼성 소속인 북한 대표팀 주전 미드필더 안영학도 밝은 표정으로 입국했다.
선수들은 오후 10시10분 A번 출국장으로 빠져나와 경찰의 경비를 받으며 공식 인터뷰 없이 귀빈 주차장에 대기 중이던 버스에 올라탔고 곧바로 숙소인 강서구 외발산동 메이필드호텔로 이동했다.
정대세는 취재진들에게 "반갑습니다. 열심히 해서 골을 넣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인공기가 달린 양복 상의를 벗어 취재진들에게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선수들은 호텔에 도착한 뒤에도 별다른 답변 없이 곧바로 객실로 올라가 여장을 풀었다.
북한 대표팀의 방한은 지난 2005년 8월14일 남북통일축구대회 이후 2년 10개월여만이다. 그러나 당시 대회는 남북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달고 뛰어 양측 합의에 따라 A매치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A매치를 위해 서울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0년 10월23일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A매치는 FIFA와 상관 없는 친선경기 2차전이었다.
북한 대표팀은 서울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20일 오전 경기도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나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적응훈련을 실시, 22일 열리는 남북대결을 대비한다.
A매치 상대 전적은 한국이 5승5무1패로 앞서 있다. 한국은 1990년 10월23일 친선경기 2차전 1-0 승리부터 우여곡절 끝에 중국 상하이로 옮겨 진행됐던 지난 3월26일 월드컵 3차 예선 2차전 0-0 무승부까지 여섯 경기 연속 무패(2승4무) 행진을 이어왔다.
이번 서울 경기는 북한이 선수단 안전을 이유로 제3국 또는 제주도 개최를 요구했던 사연이 있는 데다 남북이 조 추첨 결과에 따라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다시 격돌할 수 있는 만큼 우정의 형제 대결이면서도 승리를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일전이다.
이에 맞서는 허정무호도 무릎 이상이 있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뛰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불패 행진을 이어가겠다며 총력전을 다짐하고 있다.
특히 투르크메니스탄과 원정 5차전 때 해트트릭을 작성했던 미드필더 김두현(웨스트브롬)과 페널티킥으로만 두 골을 넣었던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서울)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한국은 3승2무(승점 11)로 동률인 북한에 골득실(한국 +7, 북한 +4)로 간신히 선두를 지키고 있고 경기 결과에 따라 3차 예선 3조 1, 2위가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