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곰팡이 범벅치즈 "별일아냐"
"4500원 송금 후 모르쇠"..회사 "뚜껑 열려 부패"
“곰팡이 치즈 판매한 동서식품, 제품값 환불해줬으니 '배째라'식이네요”
동서식품이 곰팡이 범벅된 치즈를 팔아놓고 원인규명을 요청하는 소비자에게 연락조차 취하지 않고 무시한다는 소비자 불만이 접수됐다.
전주시 효자동의 이모씨는 지난 5월 25일 가까운 홈플러스에서 동서식품의 ‘필라델피아 소프트 크림치즈’를 구입했다.
집으로 돌아와 빵과 먹으려고 제품을 열어 본 순간 치즈위를 온통 파랗게 수놓고 있는 곰팡이에 깜짝 놀랐다. 유통기한도 아직 몇 개월이나 남은 제품이었다.
이씨는 ‘임신 8개월인 아내가 먹었더라면...’ 생각하니 더욱 아찔했다.
곧바로 홈플러스에 연락하자 동서식품 직원을 담당자라며 연결해 줬다. 담당직원은 “죄송하다. 환불조치 하겠다”며 계좌번호를 확인 하더니 4500원을 이씨의 계좌로 입금했다. 이어 “제품을 수거해 회사사측 연구소에서 곰팡이가 생긴 원인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사과도 없이 회사 측 절차에 기준한 일방적인 사후처리에 화가 났지만 원인규명이 먼저라는 생각에 “동서식품 직원이 직접 와 수거해 가라”고 요청했다.
다음날 전주지점 직원이 커피선물세트를 들고 방문했고 이씨는 “원인을 확인한 후 다시 얘기하자”며 수거요청을 거절한뒤 돌려보냈다.
그러나 이후로 업체는 '배째라'식으로 감감무소식이었다. 답답해진 이씨가 다시 연락하자 그제야 “제품이 옮겨지는 과정에서 용기에 충격을 받으면 뚜껑이 열려 공기가 들어가 부패될 수 있다"고 별일 아닌 듯 이야기 했다.
이씨가 "뚜껑을 그렇게 허술하게 만든 것도 책임아니냐"고 항의하자 업체측은 "앞으로 주의 조치하겠다”는 기계적인 말투로 끝을 맺었다.
이씨는 “구매 시에도 ‘개봉 후 유통기한 전에 상할 수 있다’는 판촉 직원의 안내를 들었다. 그렇다면 대체 이 제품은 유통기한이란 게 무슨 의미가 있나? 포장을 강화해서 충격 따위에 공기 유입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게 업체가 할 일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동서식품 관계자는 “곰팡이가 유통과정 중 생긴 충격에 의해 공기가 유입돼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보호법에 따른 환불 조치를 취하고 정중한 사과의 말씀을 전했다”고 해명했다.
수거한 제품의 조사 과정을 문의하자 “본사 연구소에 보내 실링 접착 불량 여부를 살펴보고 비슷한 시기에 생산된 제품에 동일사례 접수 건이 있는지 조사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