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경찰이 나 때렸어"..경찰 "전경이 얻어 터져,동영상 볼래"

2008-06-27     뉴스관리자
 통합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27일 새벽 촛불집회 현장에서 경찰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안 의원은 자신이 국회의원 신분임을 밝혔음에도 경찰관들이 무차별 집단폭행을 가했다고 밝혔으나 경찰측은 오히려 안 의원이 현장 지휘관을 폭행했다는 정반대의 주장을 제기, 폭행사건의 진상을 둘러싸고 진실게임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 출석, "오늘 새벽 1시께 청계광장 동아일보 본사앞 대로에서 강기정 이종걸 김재윤 김세웅 의원 등 의원 7명과 함께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경찰관들에게 포위돼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강기정 의원과 함께 집회현장에 있다가 어느순간 사라졌으며, (경찰에) '나는 국회의원이다'라고 계속 이야기했지만 마치 꿈을 꾸는 듯 (경찰로부터) 차이고 밟히고 끌려다니며 욕설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폭행당시 입었던 흰색 와이셔츠를 직접 들어보이며 "군화발이나 신발자국으로 보이는 자국들과, 붉은 계통의 분무액 등 제가 입었던 옷의 흔적들이 처참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의총 직후 정밀 진단을 받기 위해 종합병원으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석 조배숙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1명은 이날 오후 총리실로 한승수 국무총리를 항의방문하고 ▲과잉 폭력진압 즉각 중단 ▲폭력사태에 대한 진상조사 및 직접 가담자 엄중 처벌 ▲경찰청장 즉각 파면및 대통령 대국민 사과 등을 촉구했다.

   김재윤 의원은 "안 의원이 현장 지휘관을 폭행했다고 경찰은 주장하지만 안 의원이 경찰관들에게 목이 졸린 채 내동댕이 쳐지는 과정에서 이를 뿌리치다가 팔이 일부 경찰관에 맞은 것"이라며 "안 의원 외에 강기정 의원에게도 경찰관이 소화기를 분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는 오히려 안 의원이 시위 진압부대 지휘관을 폭행했다고 반박하며 구체적인 폭행장면이 담긴 동영상 등 채증자료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경찰은 이날 새벽 시위 현장에 있던 경찰 기동대원 등을 상대로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안 의원이 현장 지휘관과 전경 등 3명을 주먹으로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안 의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경찰관 3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10분께 세종로 광화문빌딩 앞에서 시위자 신모(42)씨를 검거하는 김모 상경을 안 의원이 주먹으로 때린 뒤 자신을 붙잡는 전경대원들을 향해 "내가 국회의원이다"라고 신분을 밝혔다는 것이다.

   이에 현장 지휘관인 한모 경정이 "국회의원이니 보내드려라"고 지시했으나 오히려 안 의원이 한 경정에게 달려들어 턱을 주먹으로 때렸고 부대장 신변보호 대원들이 둘을 떼어놓는 과정에서 안 의원이 바닥에 넘어졌다고 경찰은 전했다.

   양측이 이처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번 폭행사건을 제각기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며 신경전을 주고 받았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오전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모 의원이 기동대장을 두들겨패 턱이 나갔다고 한다"면서 "이런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찰청장이 전혀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안 의원이 (경찰에게) 린치를 당하고 끌려가고 짓밟혔다"고 말했고, 원혜영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대통령은 강제연행 폭행사태를 사죄하고 책임자를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