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범퍼 깨지면 센서까지 수리"..보험금은1천만원이상
2008-06-30 뉴스관리자
또 교통사고를 내 타인에게 입힌 물적 손해를 보상해주는 대물담보 가입금액도 점차 고액화하고 있다.
30일 보험개발원(원장 정채웅)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지급된 대물배상 보험금을 분석한 결과 거액의 보험금이 지급된 사례가 크게 증가했다.
3년간 대물사고 건수는 평균 8.7% 증가했으나 보험금이 50만원 미만인 사고는 평균에도 못 미치는 4.9%(2005 회계연도 11억8천615만3천건→2007 회계연도 13억478만건)가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1천만원 이상인 사고는 20.6%(348만1천건→506만1천건)나 늘었다.
또 500만원 미만인 사고는 13.7%, 1천만원 미만인 사고는 19.3% 각각 늘어 모두 평균 증가율을 웃돌았다. 물론 전체 건수에서는 여전히 50만원 미만 사고가 가장 많지만 구성비는 2005 회계연도 61.7%에서 2007 회계연도 57.4%로 낮아지는 추세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최근 3년간 보험금 지급 기준이나 약관에 큰 변동이 없는데도 이처럼 고액 보험금 사고가 증가한 것은 차량의 고액화 영향이 클 것"이라며 "자동차 부품값이나 정비공임 인상 등 물가 상승도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교통사고를 내 남의 차량을 수리해줘야할 때 적용되는 대물담보 가입금액도 고액화하는 경향이다. 개인용 자동차를 기준으로 2006년 3월 말에는 2천만∼3천만원이 46.9%로 가장 비중이 높았으나 올해 3월 말에는 5천만∼1억원이 64.7%로 가장 많아졌다.
외제차나 중대형 고급 차량이 거리에 늘어나면서 자칫 사고를 냈다가 자동차보험에서 모두 보상받지 못할 경우를 우려해 보험 가입자들이 보상 한도를 높인 결과로 보험개발원은 풀이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대물담보는 과거 가입금액 3천만원이 주종을 이뤘으나 올해 3월 기준으로 가입자 3명 중 2명이 1억원에 가입했고 이는 3년 전보다 2.5배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 차량이 망가졌을 때 보상받는 자기차량담보 가입금액 추이도 차량의 고급화를 반영했다. 2006년 3월 말엔 자차담보 가입금액이 600만원 이하인 건수가 50.5%였으나 올해 3월엔 44.7%로 줄어든 반면 2천만원 이상인 경우는 같은 기간 6.9%에서 9.6%로 늘었다.
실제 국토해양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과 작년 3월을 기준으로 승용차의 배기량별 등록대수를 비교할 경우 2천500㏄ 이상 차량이 13.3%로 가장 증가 폭이 컸다. 전체 차량 증가율 4.2%보다 3배 이상 높은 증가율이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비율(사고 발생율.사고 발생 건수/가입 차량 대수)도 꾸준한 증가세다. 대물배상 담보의 사고 발생율은 2005 회계연도 12.1%에서 2007 회계연도 13.3%로 뛰었다.
사고 발생율 증가는 주 5일제 시행에 따른 여가 문화 확산, 차량 운행 증가, 차량 고액화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차량이 고액화되면서 범퍼 하나가 망가져도 거기 달린 센서까지 고쳐야하는 일이 생기면서 보험금 청구 건이 늘고 있다"며 "권리 의식의 제고와도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