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 그만두라니? 버릇을 고쳐야 해"

2008-07-01     이경환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이  최근 촛불시위 양상에 대해 "지금 무법천지, 무정부 상태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30일 오전 신임 인사차 상도동 자택을 찾은 청와대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맹형규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국가 기강을 유지하는 것은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고, 대통령은 질서를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한 책무"라며 "현재처럼 무력하게 하는 것은 책임을 다한 게 아니다. 너무 긴 시간을 허송세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법률 이전에 대통령이 권위로 다스려야 한다"며 "권위라는 게 제일 중요한 힘"이라며 조언했다.

동시에 지난 1996년 한총련 사태를 떠올리며 "그때 경찰을 동원해 강력히 소탕하다시피 해 사실상 한총련이 없었졌다"고 소개한 뒤 "내 임기가 끝나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똑같은 짓을 했지만 경찰이 완전히 무력하게 됐다"고 2명의 전직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렸다.

아울러 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5년 임기는 헌법에 의해 보장돼 있는데, `그만두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완전히 버릇을 고쳐야 한다"며 정부의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