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맥주서 '미끄덩' 이물질..수거 후 함흥차사

2008-07-08     백진주 기자

 

OB맥주가 소비자로부터 이물질이 든 제품 증거물을 수거하고도 2주가 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소비자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서울 신정동의 한모씨는 지난 6월  22일 카스(CASS)를 구입해 가족과 함께 마시던 중 컵 바닥에 보이는 이물질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2~3cm가량의 검은 덩어리가 컵 바닥에 가라앉아 있었다. 병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이물질이 맥주가 거의 동나면서 뒤늦게 발견된 것이었다.  이미 병속 맥주를 거의 마신 상태였다.

무엇인가  싶어 손으로 이물질을 만져보자 가래 처럼 '미끄덩거리는' 느낌이 좋지 않았다.

한씨는 곧바로 업체의 소비자센터로 전화접수를 했고 다음날 제품 수거를 위해 업체 직원이 한씨의 집을 방문했다.

당시 직원은 “출하이후 6개월이 지난 상태의 경우 추운 겨울동안 얼어있던 상태가 녹으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얘기했다.

이어 "가까운 편의점에서 맥주 몇 병 사다 드리면 어떻겠냐?"는 성의없는 태도에 한씨는 분통과 함께 모욕감마저 느꼈다.마치 공짜맥주 몇병이라도 얻어 마시려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듯한 태도였다. 또'맥주가 얼었다 녹으면서 발생한 현상'이라는 직원의 설명만으로 이물질의 상태를 납득할 수 없어 한씨는 정확한 원인을 조사해 연락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2주일이 넘도록 업체 측에서는 아무런 연락도 주지 않았다.

한씨는 “식품에서 이물질이 나올 경우 업체측이 사실을 은폐할까 두려워  접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접수 후 바로 연락을 취한 업체를 믿고 내용물을 맡겼는데 역시 이렇게 무책임하게 덮으려 하는 있다"며 한탄했다.

이어 “이미 일부를 마신 상태다. 소비자의 건강상태를 걱정하고 빠른 시간 내에 이물질의 정체가 무엇이고 어떤 경위로 나왔는지 소비자에게 알려줘야 하지 않나? 긴 시간동안 전화 한통 없다니 대기업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업체 측 관계자는 “접수된 증거 샘플을 공장으로 배송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그리고 접수당시 열흘 가량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안내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저온에서 오래 보관되어 맥주성분 중 탄수화물과 단백질 계통이 혼합된 유기물이 생긴 것으로 상품가치는 떨어지지만 인체에는 무해하다.'품질유지기한'을 제품에 표기하고 판매일자를 관리하고 있는 데 도매상이나 소매상등의 유통단계에서 선입선출이 지켜지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