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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뮤지컬 ‘모차르트!’의 배우 박은태, 모차르트와의 운명적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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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뮤지컬 ‘모차르트!’의 배우 박은태, 모차르트와의 운명적 조우
모차르트를 찾아가는 여정이 행복하다!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0.01.11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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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해보고 싶어요. 뭐든지 다. 저에게 원동력은 이것이에요. 조금씩 나아지는 것. ‘야, 너 전보다 조금 늘었더라’, ‘연기 많이 좋아졌더라’ 이런 소리를 들을 때 너무 행복해요. 지금은 뮤지컬 ‘모차르트!’에 올인하고 있죠. 다른 작품 뭐하고 싶으냐고요? 글쎄요, 현재 저에게 있어 모차르트만한 작품이 있을까요?”

곧 모차르트와 포옹 할 것 같은 설렘, 그 부담감

모차르트, 그 이름만 들어도 정교하게 구성된 미로를 거니는 듯한 느낌이다. 숲으로 이뤄진 그 미로에는 아름답고 웅장한 화음이 황홀하게 울려 퍼진다. 누가 이 미로를 지나 모차르트에게 완벽히 닿을 수 있을까. 오선지 위 현란한 음표 속을 헤매며 모차르트를 찾고 있는 배우가 있다. 그 길은 당연히 쉽지 않을 것이다. “아직 뚜렷하지 않고 흐릿한 느낌. 밖이 흐릿해서 투명해지지 않는데 계속 안을 닦는 것 같아요. 끊임없이 연구하며 모차르트가 된 저를 생각하고 있죠.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걸로 방향을 찾아가고 있어요.” 밝음과 어두움의 경계에 있는 듯한 눈빛의 배우 박은태가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가 되기 위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쉬이 그려지지 않는 모차르트의 생에 대해 대부분의 대중들은 영화 ‘아마데우스’를 떠올린다. 모차르트를 일반적 영웅으로 묘사되는 위인들 중 한명으로 생각했던 누군가에게 영화는 당신이 ‘속았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다. 사실 반듯한 영웅이야 어릴 적 위인전 속에서만 존재할 뿐, 이러나저러나 모두들 슈퍼맨이 아닌 ‘인간’이다. 바로 인간 모차르트를 보여주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배우 박은태는 모차르트의 기구한 운명에 애정과 연민을 느낀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인간적인 천재에 집중됐어요. 인간적 부분이라 한다면 우리가 흔히 느끼는 가족애, 소소한 사랑 등이죠. 아버지와의 갈등 역시 마찬가지예요. 본인의 경험에 의해 사랑하는 아들을 더 구속하게 되는, 사랑하기 때문에 쉬이 강가에 내보내지 못하는 아버지죠. 모차르트 역시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갈등이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 또한 아버지와 누나를 너무나 사랑하고 있거든요. 그러나 그런 음악을 할 수밖에 없도록 태어났죠. 모차르트는 천재가 되고 싶어서 된 천재가 아니거든요.”

박은태, 내 안의 모차르트를 부르다

연민 외에 공감하는 부분들도 있다. “제 안의 모차르트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모차르트와 비슷한 것이 무엇일까.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이라면 사랑받고 싶어 하는 것. 천재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 아버지나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 저도 그런 마음에 뮤지컬을 시작하기도 했거든요. 제가 이성적인 것들을 깨고 이 마음을 더 극대화시키면 모차르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봤어요. 말도 안 되게 사랑해달라고 계속 손 뻗고 있거든요. 저도 조금 그래요.”


이미 모차르트에 닿아 있는 것 같음에도 배우 박은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시간이 너무 짧아요. 그것을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그 인물이 아닌 이상 짧은 시간 동안 그를 온전히 알고 이해하기란 매우 힘들어요. 또 기본 방향은 굉장히 밝은 모차르트를 표현하고 싶은데 저 스스로가 그렇게 밝은 인물이 아니거든요. 저와 다르게 모차르트는 어디서든 사람들과 쉽게 대화하고 어울리죠.” 두 달 가까이 연습하고 있음에도 아직 쉽게 파악되지 않는 인물이 모차르트라는 박은태. 그가 익숙하면서도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웃음소리를 냈다. “하!” 그것은 영화 ‘아마데우스’ 속 모차르트의 전매특허 웃음소리와 같다. “이런 웃음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낼 줄 아는 인물이죠. 또 말도 안 되는 비속어를 사용하고 틱장애 비슷한 것도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자기도 모르게 음담패설을 하며 배설물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 하는 등. 하이 톤의 ‘하’ 이런 웃음소리 역시 비슷한 건데 그 웃음소리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이런 소리를 자연스럽게 내는 것을 보면 많이 연습을 한 것 같긴 해요. 제 몸에 익히려고 하고 있죠.”

모차르트와의 운명적 조우

배우 박은태가 최소 십년을 바라보고 죽기 살기로 하고 있는 이 배우질. 만약 노래 혹은 뮤지컬 인생과 사랑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그는 무엇을 버릴까. “아, 그런 게 바로 모차르트의 고민이죠. 운명인거죠. 양자택일은 못하는.” 그래도 그는 결론을 내렸다. “저는 사랑을 택할 것 같아요. 제가 이 일을 하는 것도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 하는 거잖아요. 너무 좋아서. 아쉽겠지만 사랑을 택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뭔가 생각만으로도 안타깝네요.”

최소 십년은 해봐야 뮤지컬이 뭔지, 뮤지컬 배우로서의 삶이 무엇인지 알 수 있지 않겠냐는 박은태. 그는 그 십년 동안 무엇이든, 뭐든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것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이번 뮤지컬 ‘모차르트!’는 로또와 같은 행복이라고. “어떤 배우든 그 역할이 그 배우로 기억되는 역을 만나기란 쉽지 않거든요. 평생가야 몇 작품 안 되는데 저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그랭구아르를 만났어요. 남들이 뭐라고 하던 그 역이 굉장히 크고 매력적인 배역으로 또 이런 역을 만날 수 없을 거라는, 감히 확신을 가지고 작품에 임하고 있었는데 모차르트를 만났어요. 로또를 두 번 맞은 기분이랄까요? 너무 신나요. 이 작품을 계속 했으면 좋겠어요. 몇 년이고.”

이제 곧 뮤지컬 ‘모차르트!’가 개막한다. 더 천진난만한 모차르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 “음악가로서 진지하고 고뇌하는 것뿐 아니라 옆집의 말썽꾸러기 아이들 같은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요.” 관객들의 기대가 너무 커 걱정된다면서도 자신감 있는 모습을 잃지 않았던 그는 매일매일 온 힘을 쏟고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잖아요. 이 작품 생각보다 별로네, 이런 소리 나올까봐 걱정돼요. 그런 부분들에 있어 기우였구나, 정말 괜찮은 작품이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어요. 자신 있게 보러와 주세요, 이런 말씀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2010년. 왠지 숫자가 멋있잖아요. 이공일공. 모두들 뜻 깊은 한해 보내시길!”

[뉴스테이지=이영경 기자,사진 강지영 기자]
(뉴스검색제공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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