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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노사갈등, 재무제표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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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노사갈등, 재무제표는 알고 있다
  • 유성용 기자 soom2yong@csnews.co.kr
  • 승인 2011.06.17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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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파업 사태가 작년 말부터 6개월 이상 지루하게 계속되면서 파업의 명분을 둘러싼 사측과 노조의 공방이 거세다.

사측은 고비용 구조 때문에 경쟁력이 낮아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 측은 회사가 대규모 정리해고 명분을 만들기 위해 고의로 적자 공시했다는 의혹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과연 한진중공업의 재무 상태는 어땠을까?

17일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작년 51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09년에는 5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었다.

노조 측은 회사가 작년 회계자료에서 대손충당금 579억원 가운데 영업외비용으로 56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표시해 손실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쟁점은 한진중공업이 왜 작년에 갑자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는가의 문제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월13일 서울 신문로 베르시움 오피스텔 사업과 관련한 고등법원에서의  패소로  삼성생명보험에 723억원을 물어주게 됐다. 이 오피스텔 건설사업을 하면서 못받은 공사대금 300억원을 포함하면 1천억원대의 손실을 입었다.

문제는 한진중공업이 올해 벌어진 법적 소송 손해배상금을 작년 대손충당금에서 처리한 것. 대손충당금은 미래에 발생할 대손(貸損)에 대비하여 설정하는 충당금이다

노조 측은 이 때문에 작년 517억원이란 거액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설 부문에서 발생한 적자를 근거로 조선 부문 근로자들을 해고한 것도 문제지만  올해 발생한 손실을 작년 대손충당금으로 처리한 것은 더 더욱 고의성이 짙다는 분석이다.

의혹은 더 있다. 한진중공업은 고등법원에서의 패소를 인정하지 않고 현재 대법원에 항고 중이다.

확정판결이 이루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손해배상을 근거로 한 대손충당금 집행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

이에 대해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2008년과 2009년 건설부문의 영종도 부지를 매각, 조선쪽으로 3천억원 이상 투입했는데 이는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며 반박했다. 노조의 주장이 일방적이라는 주장이다.

이어 "베르시움 사업은 현재 대법원 상고 중으로 패소할 경우 이자 비용이 들기 때문에 대손충당금으로 처리한 것"이라며 "재판 결과에 따라 비용이 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또 회사 측이 주장하는 영도조선소의 고비용 구조에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한다.

회사측은 영도조선소가 고비용 구조여서 2008년 9월이후  단 한 건의 수주도 이루지 못해  내년 초면 수주잔고가  바닥나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진중공업의 영업이익률은 조선 빅4에 속하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보다도 오히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중공업의 조선부문 2010년 영업이익률은 13.7%로 4~8%대인 경쟁사들보다 월등히 높다. 2009년에도 15.5%로 7.1%인 삼성중공업의 두 배를 웃돌았다.

그럼에도 한진중공업의 직원 평균급여는 3천960만원으로 STX조선해양(6천170만원)의 60% 수준 밖에 되지 않았다.

또 조선부문의 영업이익률은 건설부문을 3배 이상 압도한다. 2009년 건설부문 영업이익률은 4.9%에 불과했으며 2010년에는 1조3천억원 매출에 11억원의 영업이익만을 거뒀다.

노조 측은 또 회사가 자회사의 필리핀 수빅조선소에 2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투입했고, 2년간 이자 비용만 4천억 가까이 발생해 조선부문의 이익이 상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진중공업은 지난 4월 전력생산 판매 및 열공급업체인 자회사 별내에너지에 15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도 했다.

또 경영난 해소를 위해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결정했다던 한진중공업은 작년 말 174억원 규모의 주식배당을 실시했다. 지주회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는 52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이중 절반은 총수인 조남호 회장에게 돌아갔다.

긴급한 경영난 문제로 대규모 정리해고를 했다는 회사 측의 주장에 의혹이 일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한진중공업은 작년 말 400명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정하고 올 2월 170명을 정리해고 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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