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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진 태양광사업 어디로?…업계 '엇갈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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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진 태양광사업 어디로?…업계 '엇갈린' 행보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2.08.27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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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손꼽던 태양광사업이 투자규모에 비해 턱없이 저조한 실적을 내며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현대중공업, LG화학 등이 자체적으로 사업추진을 축소하거나 백지화하고 있는 반면, 한화그룹과 포스코 등은 당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태양광 발전시스템 가격 하락과 폴리실리콘 공급과잉으로 인해 수익이 대폭 축소되거나 적자 전환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사업의 장래성만 믿고 뛰어들었던 기업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태양광사업 육성을 위해 알짜배기 계열사인 웅진코웨이까지 매물로 내놓았던 웅진그룹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웅진은 우리은행을 비롯한 9개 금융사로 구성된 채권단으로부터 태양광 업체인 웅진폴리실리콘을 매각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웅진폴리실리콘은 수지타산을 맞추지 못해 경북 상주공장을 지난 7월부터 가동 중단한 상태다. 지난해말 1조7천억원이었던 부채규모가 올 상반기 2조2천억원 대로 치솟을 정도로 자금사정이 악화되자 채권단이 회사 매각을 권한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웅진그룹이 태양광 관련 계열사인 웅진폴리실리콘과 웅진에너지 가운데 하나는 포기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웅진폴리실리콘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자산규모 7천400억원, 매출액 1천900억원에 110억원의 순손실액을 기록했고 자산규모 6천500억대인 웅진에너지는 올 상반기 400억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냈다.



태양광사업이 과잉설비로 '치킨게임' 모드에 돌입하자 스스로 사업을 접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KCC는 지난해말 안성에 있는 공장을 닫으며 태양광사업을 철수했다. 과거 수백억 대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던 이 회사는 올 2분기 순이익이 41억원 그칠 정도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또 한국철강은 2007년 박막형 태양광시장에 진출했다가 2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본 뒤 지난해 말 사업을 접었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7월 계열사 동부메탈을 통해 태양광업체 네오세미테크 인수를 추진했으나 최근 이 회사의 인수 자체를 포기했다.


현대중공업과 LG화학은 사업철수 같은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았지만 속도조절에 나선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미국 애리조나에 건설하려던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건설 계획을 포기했다. LG화학은 지난해 전남 여수에 폴리실리콘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잠정 보류한 채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반면 한화, 포스코, OCI(구 동양제철화학) 등은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태양광사업을 더욱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사업 부진으로 올상반기에 300억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지만 3분기 실적개선을 기대하며 사업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특히 그룹 차원의 지지를 등에 업고 독일 탱양광업체 큐셀 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한화케미칼은 또 태양광계열사인 한화솔라에너지의 7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273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금액은 한화, 한화S&C가 메꿀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최근 김승연 회장이 구속된 이후에도 미래성장동력인 태양광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미국에 태양광발전소를 짓고 있는 포스코에너지도 최근 3자 배정 방식으로 2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포스코가 90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사모펀드의 투자를 유치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올 상반기에만 1조5천억원 상당의 매출고를 올리며 그룹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OCI는 수천억원에 달했던 분기당 영업이익이 올 1~2분기에 1천억원 안팎으로 떨어질 정도로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미국 태양광사업에 3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OCI는 폴리실리콘시장에서 GCL, Wacker, Hemlock에 이어 세계 4위 기업이다.


OCI 계열사인 넥솔론은 올 상반기 영업손실 460억원, 순손실액 680억원으로 적자전환됐지만 내년부터 미국 텍사스에 태양광공장을 짓는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당장 내달 중으로 6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이밖에 신규진출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LS산전은 최근 불가리아에 14.5MW급 대단위 태양광 발전소를 지어 유럽 태양광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테인리스 강관 전문기업 DS제강은 한전KPS와 손잡고 터키 태양광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유가급등과 함께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떠올랐다가 가파르게 추락중인 태양광사업이 기업들의 활로가 될지,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이 될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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