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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백이 안터져요" GM-닛산만의 문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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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백이 안터져요" GM-닛산만의 문제 아니다
국산 수입차 막론하고 안터지는 민원 수두룩...'개폐 조건' 맞아야?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4.04.04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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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에 사는 정 모(남)씨는 얼마전 새벽 시간에 졸음운전으로 충돌사고를 냈다. 사고로 차량 앞 부분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구겨졌고 피해차량도 좌측 후방부분 위주로 망가져 수리비만 800만 원이 나올 정도였다. 큰 사고로 번지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이같은 충격에도 터지지 않는 에어백 때문에 황당했다고. 제조사에서는 충격 조건이 맞지 않아 터지지 않았다는 결론을 냈지만 구입 당시에 에어백 전개 조건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한 그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사는 김 모(여)씨는 2004년에 구입한 수입차량으로 고속도로를 운전하다 앞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폭우가 시야가 가려져 시속 70km/h로 들이받아 차량도 전손처리가 될 정도였지만 장착된 에어백은 터지지 았았다. 제조사 측은 역시나 "충돌 각도에 따라 에어백이 터지지 않을 수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 김 씨는 "시속 70km/h에서 정면 충돌했는데 터지지 않았다면 하자인 것 아니냐. 무용지물인 에어백을 몇백만 원 씩 주고 설치할 필요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GM과 닛산에 잇따라 불량 에어백  리콜 조치가 내려지면서 그동안 자동차 업계의 뜨거운 논쟁이었던 에어백 문제가 다시 재점화되고 있다.

그동안 끔찍한 사고에도 불구 꿈쩍도 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된 에어백에 대해  제조사들은 한결같이 "개폐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줄이은 리콜 조치 이후 제조사 들의 대응 태도가 달라질 지에 운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해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접수된 국내차(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차) 및 수입 완성차 업체(BMW,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토요타 등) 에어백 관련 제보는 40여 건이 넘었다.

◆ 에어백 '개폐 조건'이 잦은 민원의 면죄부?...국내 리콜건수 미미

자동차 결함 및 리콜 업무를 관장하는 자동차 결함신고센터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행중인 차량에 대한 에어백 리콜 대수는 2012년 이후  약 1만5천 대에 불과했다.

그나마 BMW, 토요타, 크라이슬러 등 수입차 브랜드 3개에 불과했고 대부분 해외에서 선행적으로 이뤄진 리콜에 대한 연장선상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매 년 제기되는 국산차 에어백 공식 리콜은  단 한 건도 없었다.

2012~13년 에어백 관련 국내 리콜 일지

업체

모델명

리콜대수

사유

토요타

캠리, 캠리하이브리드 등 5종

11,507

에어컨 방열기 수분이 에어백 제어장치로 유입

BMW

318i, 320i, M3 등 8종

540

에어백 평형장치 불량

토요타

SC430

58

조수석 에어백 인플레이터 추진체 불량

크라이슬러

지프 컴패스 

2,014

에어백 컨트롤 모듈의 소프트웨어 에러

크라이슬러

300C

985

프런트사이드 에어백 커넥터 접촉 불량

크라이슬러

그랜드보이저

46

에어컨 방열기 수분이 에어백 제어장치로 유입

출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결함신고센터


하지만 국산차 소비자들은 지금까지도 에어백 관련 피해를 호소하면서 제조사의 리콜을 요청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속적인 불만에도 리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에어백 개폐 조건'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든 충돌 시 작동하는게 아니라는 에어백의 '잘 터지는 조건'은 무엇일까?

기본으로 가장 많이 장착하게 되는 정면 에어백을 기준했을 때 에어백 작동기준은 '시속 30km/h 이상의 속도에서 전방 각도 30도 이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보는 가이드북에는 구체적인 수치 없이 '차량 정면, 가운데를 중심으로 약간 왼쪽부터 약간 오른쪽까지 충격이 있을 때'라는 두루뭉술한 설명이 전부다. 



차량 곳곳에 설치된 충돌 감지센서에 의해 에어백이 작동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수 백만 원을 주고 옵션으로 장착한 에어백이 차량 전면이 완파되는 충돌사고에도 작동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안과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피해 소비자들은 "사고를 당하더라도 개폐조건에 맞춰 잘 내야한다는 우스개소리가 있을 정도니...이런 완충 장치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잇따른 에어백 불량 리콜을 보면서 그동안 제조사들의 보여왔던 일률적인 대응에 많은 운전자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개폐 조건이라는 특수성에 모든 책임을 미룰 것이 아니라 이의 제기된 사안 하나하나 면밀히 검토해 구조적 결합에 찾는 책임의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GM은 지난 2월 엔진 점화장치 불량으로 160만 대에대해  리콜 결정을 내린데 이어 지난 달 17일에도  에어백 결함이 발생해 추가로 118만 대 리콜 조치를 내렸다.

닛산 역시 2012년 이후 판매된 알티마, 패스파인더, 인피니티 Q50 등에 장착된 조수석 에어백의 소프트웨어가 조수석에 아무도 타지 않은 것으로 잘못 인식해 에어백이 터지지 않는 결함이 발견돼 99만 대를 추가 리콜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출시된 인피니티 Q50은 얼마 전 국내에도 출시돼 현재 한국닛산에서도 리콜 대상 차종 확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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