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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IT기기 '택배 AS' 함흥차사 일쑤...고객센터는 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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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IT기기 '택배 AS' 함흥차사 일쑤...고객센터는 불통
중견업체들 판매량 늘어도 AS센터 확충 없어 이용자 불만 폭주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4.04.23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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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센터 네트워크가 비교적 잘 갖춰진 글로벌 브랜드와 달리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 판매에 집중하는 중견 가전 및 전자기기 업체들의 AS 부실 대응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전국 각지에 수 백여개의 AS센터가 운영되고 있는 대기업 브랜드와 달리 중견업체들의 AS센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기 때문. 또 이같은 한정된 숫자 때문에 택배AS를 운영하고 있지만 몰려드는 AS물량을 감당하지 못해 수리가 1달 이상 지연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

AS가 지연되더라도 이를 고객들에게 자세히 알리거나 양해를 구하는 경우도 드물어 피해 소비자들의 화를 돋우고 있다. 

고객과의 접촉이 가장 먼저 이뤄지는 고객센터 역시 상담원 수가 태부족, 수 일에 걸쳐 연결을 시도해야 하거나 사실상 연결이 불가능해 AS신청조차 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사례1. AS신청조차 못하는 고객센터

경기도 안산시 초지동에 사는 하 모(여)씨는 지난 달 중순 구입한 '죽 제조기'가 말을 듣지 않아 고객센터에 수리 요청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상담원 연결에 수 차례 실패했고 업체 측에서 연락 가능한 번호를 남겨달라는 멘트가 나와 연락처를 남기고 다시 1~2일 정도 기다렸다. 그러나 이후 연락이 없어 남편이 또 수 차례 접촉한 끝에 상담원과의 통화 연결에 성공했다. 이후 하자 증상을 동영상으로 찍어 보내라는 제조사의 요구를 이해할 수 없어 다시 통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역시나 불가능했다.  이에 대해 한경희 생활과학 측은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지난 해 11월부터 전국 각지에 상담소와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미숙한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사례2. 블랙박스 AS신청했는데 한 달이 지나도 함흥차사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에 사는 주 모(여)씨는 지난 해 4월에 홈쇼핑에서 구입한 '다본다 블랙박스' AS가 지연돼 한동안 진땀을 흘려야 했다. 구입한 지 한 달만에 터치스크린이 떨어지고 SD카드가 손상돼 본사로 AS의뢰를 맡겼지만 약속한 1~2주가 지나고 한달이 다 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던 것. 고객센터에 자초지종을 묻자 그제서야 2~3일 뒤 제품이 돌아왔다. 수리지연은 물론 지연된다는 공지조차 없어 하염없이 블랙박스를 기다린 것에 대해 화가 난 주 씨. 이에 대해 다본다 측은 "본사로 AS 물량이 집중돼 시간이 오래걸렸고 AS 지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오프라인 AS센터를 대폭 확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 급증하는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후관리, 인프라 개선 시급해

상습적인 AS 지연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분노하는 것은 바로 지연 여부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수리기간이 늘어지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소비자가 먼저 불만을 제기하기전까지 업체에서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는다는 것.

특히 오프라인 AS센터가 부족한 업체일수록 택배를 통해 AS를 신청하는 '택배AS'를 운영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AS지연 사례가 바로 택배AS에서 비롯되고 있다.

개별 AS센터에서 직접 수리가 가능한 오프라인 방식과 달리 배송된 제품을 통합 AS센터에서 수리한 뒤 다시 택배로 고객에게 돌려보내는 방식이라 수리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고 애초 소화할 수 있는 물량 이상으로 AS물량이 몰리게 되면 자연스레 수리가 지연되는 것이다.

게다가 소비자 기본법 시행령에 따르면 '소비자가 수리를 의뢰한 후 1개월 이상 지연된 경우' 품질보증기간 내라면 동일제품으로의 교환 혹은 환불, 품질보증기간 이후엔 감가상각액과 10% 가산한 액수를 환급받을 수 있지만 실제로 지켜지는 경우는 드물다.

고객과의 최고 접점에 있는 고객센터와의 연결 불통 문제도 소비자들의 분통을 자극하는 단골메뉴다.

상담 회선을 늘려 상담 대기 시간을 단축하겠다고는 매 번 공언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인터넷으로도 AS등록이 가능한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고객센터에 연락해야 AS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AS신청조차 인내심을 갖고 시도해야하는 촌극이 발생하는 것이다.

게다가 고객센터 상담전화를 수신자 부담번호로 운영하지 않는 업체라면 통화료는 통화료대로 부담하면서 상담이나 AS신청은 불가능해 황당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이슈가 되었던 일부 업체들은 오프라인 AS센터를 대거 구축하는 등 가시적인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해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도 AS지연으로 30여 건 이상 불만이 폭주했던 '다본다'는 지난 해 11월부터 전국에 6개 서비스센터를 연달아 문을 여는 등 AS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할 때는 가격 뿐만 아니라 사후관리 역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제조사들이 간과할 수 없다"며 "초기 비용이 부담되더라도 오프라인 AS센터 확충 등의 고객중심적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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