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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길 접어든 내비게이션, 애먼 운전자들에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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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길 접어든 내비게이션, 애먼 운전자들에 '불똥'
일부 업체 업데이트 주기 늘리는 등 사후 서비스 부실화 우려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4.07.15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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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무료 모바일 앱이 인기를 끌면서 '차량용 내비게이션'사업이 사양길에 접어드는 바람에 서비스 축소로 인한 소비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운전자에게 가장 최적의 경로를 알려주는 것이 내비게이션의 기본 기능이지만 관련 업체들의 내비게이션 사업 비중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정기 업데이트 주기가 제조사 마음대로 변경되는 등 서비스가 부실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데이트가 지연되면서 신설도로나 구간 변경 등에 대한 새 정보를 제대로 얻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을 뿐 아니라, 아예 사업을 접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들은 서비스가 전면 중단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 하고 있다.

# 사례1. 서울 강서구 가양2동에 사는 전 모(남)씨는 SK플래닛 '엔나비' 내비게이션의 정기 업데이트 횟수가 연 4~6회에서 2회로 변경돼 황당했다. 타 제조사가 최소 2달에 한 번씩 정기업데이트를 지원하는 것과 다른 것. 이마저도 사전 고지 없이 5월에서야 홈페이지를 통해 알려져 난감할 수 밖에 없었다. 제조사에선 정책 상 줄어든 것으로 서비스에 문제가 없다고 장담했지만 타사와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전 씨는 "1개월 만 지나도 도로 수십 곳이 바뀌는데 6개월에 한 번씩 업데이트를 지원해준다면 소비자는 잘못된 정보만 믿고 마냥 기다려야 한단 소리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 사례2. 부산 사상구에 사는 정 모(남)씨는 2년 정도 사용한 아이나비 내비게이션이 지난해 12월 전원이 들어오지 않아 근처 공식대리점에 맡겼다. 본사에 수리 맡길 것을 안내받아 접수 했지만  2주가 넘도록 감감무소식이었다. 재문의를 해서야 "AS기간이 지나 본사에서 수리가 불가능하다"며 지역 콜센터를 안내해줬다. 하지만 본사에서 알려준 콜센터는 이미 2년 전 이전한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정 씨는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2개월 동안 허송세월을 해야 했다. 내비게이션 제조사인 팅크웨어 측은 "지난 해 보증수리 기간이 종료됐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 벌어진 점은 사과드린다"며 "수리비 50% 할인과 신제품 할인가 구매를 안내했다"고 밝혔다.

◆ 내비게이션 업계 사양길 소비자 홀대 우려, 대형업체들 "문제 없다"

수 년전부터 '티맵', '올레내비' 등 수준급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이 등장하면서 2000년대 초·중반 호황을 누렸던 내비게이션 업계는 현재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다.

업계 1위 팅크웨어를 비롯해 파인디지털, 현대엠엔소프트 등 4~5개사가 내비게이션 시장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들 업체들도 주력 업종을 내비게이션보다는 블랙박스나 관련 IT기기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업계 점유율 60%를 상회하면서 국내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팅크웨어(대표 이흥복)의 전체 매출 대비 내비게이션 사업부의 비중은 3년 새 40%포인트 가까이 떨어져 현재는 매출액의 절반에 불과하다.

팅크웨어 내비게이션 사업비중 현황

업체명

대표

전체 매출액 대비 내비게이션 사업부 비중

2011년

2012년

2013년

증감률

팅크웨어

이흥복

90.5%

67.9%

52.0%

-38.5%p


팅크웨어 외 나머지 제조사는 비상장사로 내비게이션 부문 매출 비중이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대부분 하향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업체 대부분의 내비게이션 사업 비중이 낮아짐에 따라 제품 업데이트와 같은 기존 소비자들에 대한 사후 서비스 문제 역시 우려되는 상황. 

'엔나비'의 경우 운영사 SK마케팅앤컴퍼니가 지난 2013년 2월 SK플래닛과 합병한 이후 더 이상 내비게이션 단말기를 출시하지 않는 등 사실상 사업부문을 접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그동안 AS를 담당했던 SK플래닛에서 올해부터 정기업데이트를 연 4~6회에서 6개월에 한 번으로 대폭 줄이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한 달 사이에도 신설 도로가 생기거나 구간이 변경되는 국내 도로 사정상 업데이트 횟수가 지나치게 적은 것 아니냐는 것.

이에 대해 SK플래닛 관계자는 "합병 이후 하드웨어 내비게이션 부문은 전략 사업에서 제외돼 현재는 AS를 비롯한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사업 비중의 축소로 연간 업데이트는 2회로 줄었지만 법적으로도 연 1회 하도록 규정돼있고 안전운행 업데이트가 2주마다 이뤄져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업계 1~3위를 나란히 유지하고 있는 팅크웨어, 파인디지털, 현대엠엔소프트의 경우 정기업데이트는 2개월에 한 번, 운전주의구간 정보를 담은 안전운행 업데이트는 매 월 2회 이상 실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내비게이션 사업이 내리막 길을 걸으면서 이미 사용중인 고객에 대한 서비스까지 축소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불만의 소리를 내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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