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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방수화, 물 새고 찢어지고 품질 논란 빈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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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방수화, 물 새고 찢어지고 품질 논란 빈번
명확한 방수 기준치 없어 갈등 커...사전 관리로 백화현상 등 예방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14.08.07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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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 기능 신발을 두고 품질 논란이 일고 있다. 몇년 사이 실용성과 더불어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지만, 제품 내구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수화는 주로 노스페이스, 네파, K2, 코오롱스포츠,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제조 판매하며 레인부츠의 경우 락피쉬를 필두로 크록스 ,헌터, 에이글, 푸마 등 다양한 브랜드 제품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방수화는 방수 기능을 강조해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비싼 만큼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경우 소비자 불만이 높은 편이다.

특히 방수화 중 여름철 트렌드로 자리 잡은 레인부츠는 찢어짐, 백화현상(레인부츠의 외관인 고무재질이 허옇게 변하는 현상)등 문제 발생이 잦지만 특성상 AS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일회용 제품이라는 비난마저 나온다.

제조사에서는 백화현상과 같은 부분에 대해 미리 고지했다는 이유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여 소비자와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백화현상은 비를 맞은 그냥 둘 경우 쉽게 발생하므로 신고나면 물로 헹군 후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서 말려 보관하면 예방할 수 있다. 이미 변색이 됐다면 전용 크리너나 타이어광택제를 뿌린 후 마른걸레로 닦아주면 어느 정도 완화된다.

# 뻘겋게 물드는 레인부츠 문제없다고?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사는 김 모(여)씨는 락피쉬 레인부츠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착용 후 양말 곳곳이 붉은색으로 물들었던 것. 부츠 안쪽 꽃무늬 염색이 묻어나는 거라는 추측이 들었지만 일시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두 번째 착용에서도 물이 들자 제품 하자를 확신하게 됐다고.

락피쉬 측에 환불을 문의하자 제품도 확인하지 않은 채 이상 없다며 환불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 상담원은 돌연 구매가의 70%를 락피쉬 온라인몰 적립금으로 환급을 제안했지만 김 씨는 매장 구입 제품인데 온라인몰 적립금으로 환불해주는 처사를 이해할 수 없었다.

김 씨는 “결국 환불은 받았지만 레인부츠를 버리고 싶을 정도로 스트레스가 극심했다”며 “상담원마다 환불에 대한 입장이 달라 혼란스러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에이유커머스 관계자는 "현재까지 레인부츠 내피 이염에 대해서 클레임이 발생한 건이 거의 없었다"며 "이번 건은 생산과정에서 생긴 개별적인 현상으로 보여지며 이 부분은 본사에서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염에 대한 불량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상담원들이 정확한 기준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 레인부츠를 신은 후 양말 곳곳에 붉은색으로 물들어 소비자가 제품 하자를 의심했다.


# 컬럼비아 방수 신발, 비 오자 물 먹는 하마~

경북 포항시 북구에 사는 최 모(남)씨는 컬럼비아 방수 신발 성능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방수 기능이 탁월하다던 아웃드라이 신발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구입 후 4개월 간 비 오는 날 5차례를 신었다가 그 가운데 3번이나 물이 스며들었다.

본사에 연락해 이유를 묻자 내부방수코팅이 파손돼 그렇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방수기능은 영구적이지 않고 신발 착용횟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발볼 접히는 부분이 10만 번의 꺾이는 테스트를 거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업체 입장대로라면 방수 신발을 매일 신고 하루 만 보씩 걸었다면 10일만 지나도 파손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최 씨는 반문했다.

컬럼비아 관계자는 “제3 심의기관에 심의를 의뢰했으나 ‘제품 이상 아님’이라는 결론을 통지 받았다”며 "신발이 많이 꺾이거나 마찰이 심해 방수코팅이 파손되면서 빗물이 스며든 것으로 판단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 씨는 “방수화의 방수 기능이 이렇게 쉽게 파손된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알고도 구입할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모호한 방수 기준 소비자-업체 갈등 키워

방수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 제조사와 소비자 간 기대치 수준이 다른 것도 갈등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내 시판 중인 방수 휴대폰과 카메라 등 전자기기는 일본공업규격(JIS)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기준에 따라 방수등급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의류나 제화의 경우 방수라는 애매모호한 말에만 의존할 뿐 명확한 기준이 없어 업체에서 제시하는 기준에 기댈 수밖에 없다. 세부적인 기준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방수제품이라는 말만 믿고 구입했다 낭패를 겪는 사례가 빈번하게 된 것.

명확한 방수 보장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게다가 방수화는 하자 여부를 신속하게 알기 어렵다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분쟁의 골이 깊다. 매일 신기보다 비가 내릴 때만 착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품질보증이나 무상수선 등은 착용횟수가 아닌 구입 이후부터 기간을 산정해 명확한 제품 하자에도 구제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의 최현숙 대표는 "레인부츠 등은 기능성 제품인 만큼 단순히 디자인이 아닌 원 기능에 얼마나 충실한 제품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하며 "또한 제조사 역시 객관적인 수치 제시는 물론 관리법이나 이용 시 주의사항 등을 사전에 충분히 안내하는 책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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