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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아파트 곰팡이 범벅 욕조, 숨겨진 폐기물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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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아파트 곰팡이 범벅 욕조, 숨겨진 폐기물 탓?
곰팡이와 악취 고통 못이겨 뜯어보니 밑에 10년 넘은 산업폐기물 가득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4.09.30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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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산업폐기물이 버려진 공간에서 지냈다고 생각하면 기가 막힙니다."

소비자가 부영주택에서 건설한 아파트 욕조 안에서 산업폐기물을 발견하고 경악을 금치못했다. 오랜 시간동안 방치된 쓰레기더미를 발견한 입주자는 전세대에 걸쳐 전수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상남도 김해시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2004년 4월 준공된 부영아파트에 2006년도에 입주했다.

입주 후 지속적으로 욕조 근처에 생기는 곰팡이와 악취 때문에 골머리를 썩었다. 곰팡이를 없애기 위해 4차례나 시멘트를 바르고 실리콘 처리를 하는 등 보수 공사를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결국 지난 9월 초 욕조 자체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에 공사를 시작했다 끔찍한 광경을 목격했다. 욕조 아래 쪽으로 시커먼 곰팡이가 피어있는 것은 물론 왼쪽편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폐기물이 쌓여있었기 때문.


▲ 곰팡이와 악취로 고생하다 10년 만에 욕조를 뜯자 안에서 건축 폐기물이 발견돼 소비자가 경악했다.

지금까지 욕조를 뜯어내고 공사를 한 적이 없는 만큼 준공 당시부터 10년 넘게 방치돼 온 건축폐기물이었다.

부영주택에 항의하자 대뜸 욕조에 곰팡이가 생기면 약품 처리를 하면 되는데 왜 욕조까지 뜯어냈냐며 김 씨를 타박했다. 지금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폐기물 때문에 곰팡이가 발생하는지 모르고 살았던 김 씨로서는 사과나 해명은 커녕 뻔뻔한 대응에 황당할 뿐이었다.

이틀 동안 실랑이를 벌인 끝에야 새 욕조 비용을 주겠다는 답변을 받아냈지만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생각했다는 김 씨.

김 씨의 집 말고도 악취와 곰팡이로 고생하는 이웃 세대가 다수 있는데 부영에서는 ‘욕조를 뜯으면 보수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10년이 넘도록 방치된 건축 폐기물로 인해 욕조 아래쪽에도 시커먼 곰팡이가 피어있다.

김 씨는 “욕조를 뜯어보기 전까지 이를 알기 어렵고 뜯으면 부영에서 보상해주기 어렵다고 버티는 만큼 주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이미 한 차례 폐기물로 인해 악취와 곰팡이가 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전 세대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영주택 관계자는 “준공 10년이 넘은 상태이며 김 씨 이전에 다른 입주자도 4년 가량 살았던 만큼 폐기물이 어떤 경로로 들어가게 됐는지 상황 파악이 안된다”며 “발견된 욕조 폐기물이 잘 썩지 않는 재질인 만큼 이로 인해 악취나 곰팡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씨의 경우 보수를 모두 해주는 걸로 해결했지만 1차례 폐기물이 발견됐다고 해서 570세대를 모두 전수조사하는 것은 비용 부담이 커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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