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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시계라도 물 닿으면 '쥐약'..'생활방수'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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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시계라도 물 닿으면 '쥐약'..'생활방수'기준은?
손씻고 비맞는 정도 일상생활 속에서도 고장 나기 일쑤...물 피하는 게 상책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14.10.30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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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북구 동천동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해 이맘쯤 남편에게 선물할 60만 원 상당의 티쏘 시계를 구입했다. 오토매틱 제품이라 어느 정도 시간 오차를 이해했지만 점차 시간이 늦어지는 현상이 발생해 AS 받았지만 이후 습기가 차는 문제가 다시 발생했다. AS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 생각해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했지만 티쏘 측은 이를 거부한 채 수리만 제안했다. 이 씨는 “AS 맡긴 후 발생한 하자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말고 티쏘 측에서 책임을 지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스와치그룹코리아 티쏘 관계자는 "1차 접수 당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돌려보냈고 2차 접수 시에도 방수 테스트를 패스하는 등 제품 기능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 부산 기장군 정관면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해 네파서 산 85만 원짜리 시계가 문제투성이라고 지적했다. 사용하면서 물에 접촉한 것은 손을 씻는 등 일상적인 일 뿐이었는데 증기가 차기 시작한 것. 이후 로고가 뒤틀리는 하자가 발생해 교환을 받았지만 또 문제가 발생해 AS를 접수해야만 했다. 이에 대해 네파 관계자는 “방수불량 접수 시 테스트 결과 이상이 없었고 버튼이 고장나 무상으로 교체, 이후 로고불량 문제를 제기해 역시 무상교체했다”며 “이후에도 방수와 오링 결함을 지적했으나 외부에서 배터리 교체 흔적이 있으며 이는 기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라 이너링 고정하고 체크해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이 말한 불량은 확인 결과 제품하자로 보이진 않았으나 고객만족을 위해 최대 진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부분 시계는 생활방수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이로 인한 분쟁이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다.

방수 기능만 믿고 무턱대고 사용했다가 습기가 차거나 고장 나는 등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십만 원대에서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값 비싼 명품 시계도 예외가 아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도 시계 방수불량에 대한 민원이 꾸준하게 접수되고 있으며 RADO, 엠포리오 아르마니, 티쏘 등 고가 시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민원을 접수한 상당수 소비자는 생활방수 기능이 있고 손을 씻거나 약간의 비를 맞은 정도에 불과한데 습기가 찼다며 제품 하자를 지적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제품 구입 후 일정 기간 이내의 정상적인 사용 상태에서 발생한 하자에 대해서는 제품교환이나 무상수리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업체에서는 품질보증기간 내에 생긴 제품 이상이어도 이용자 부주의나 과실로 판명될 경우 제품 구입가와 맞먹는 수리비용을 청구하는 실정이다.

시계에 습기가 차거나 수분이 유입되는 경우 사업자는 소비자의 과도한 물 사용 등 사용자 과실을 주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출고 전 방수테스트를 거쳐 불량을 의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무상수리에 제한을 두다 보니 품질보증기간이 무용지물이라는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입 시계의 경우 국내 판권업체가 각기 다를 수 있어 정식 AS를 받기 어렵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 '생활 방수'별개로 물 접촉 피하는 게 상책

시계의 방수 규격과 소비자가 인식하는 방수 정도에 대한 차이가 반복적으로 문제를 만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인 생활 방수의 기준은 ‘30M’ ‘50M’ 등으로 표기한다. 30M은 3기압의 압력까지 견딜 수 있다는 뜻으로 가벼운 빗물이나 흐르는 물까지는 방수가 가능하다. 50M은 시계를 착용한 상태에서 간단한 세수 등은 가능하다는 의미다.

30M 생활방수란 '물이 스치는 듯한 정도'의 수준으로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상태에서의 압력을 이야기하며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30M, 50M 깊이를 의미하지 않는다.

전문가들 역시 "생활방수가 된다 하더라도 가급적 물과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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