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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리콜된 차량, 국내선 깜깜~…솜방망이 처벌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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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리콜된 차량, 국내선 깜깜~…솜방망이 처벌 탓?
6개월씩 늦게 적용되는 경우 다반사...'서비스'로 의식전환 필요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4.12.15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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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창원시 대방동에 사는 박 모(남)씨는 지난 달 20일 출근길에 크라이슬러 2009년식 세브링이 갑자기 멈춰버려 긴급출동서비스를 받았다. 며칠 뒤 AS센터로 부터 AS불가 판정을 받고 전문 AS업체로 이관됐지만 이번에는 부품이 없어 수리가 불가능했다. 답답한 마음에 차량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던 중 2008년에 해당 차량에 대한 리콜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박 씨. 국내 판매 차량에 대해 아무런 조치가 없는 것에 대해 항의하자 제조사 측은 "트랜스미션 문제로 입고가 됐는데 해당 부품이 국내에 있는지는 수소문 중"이라면서 "해당모델이 미국에서 리콜된 적은 있지만 트랜스미션 쪽이 아니라 리콜 해당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 리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리콜 건수도 자연스레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소비자들의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수입차의 경우 해외에서 리콜된 모델이 정작 국내에서는 리콜되지 않거나 한참 뒤 리콜을 시작하는 이른 바 '늑장리콜' 의혹을 여러차례 이미 받은 바 있다.

수입차 업계는 리콜 시기의 경우 시기와 절차가 굉장히 중요해 신중하게 선택하는 편이고 무엇보다 국내서 제조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선제적 리콜과 같은 적극적인 행동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리콜이 결정된 모델에 대해서는 국내시장에도 적극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수 년전부터 주요 브랜드의 늑장리콜 의혹이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의 의구심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 글로벌 리콜 국내에 적극 반영한다지만...

리콜은 자동차의 결함이 지속적인 제기될 때 국토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성능시험을 통해 최종적으로 리콜을 결정한다. 국산차 브랜드는 물론이고 국내 시장에서 판매중인 수입차 모델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해외에서 먼저 리콜이 결정된 경우 역시 각 제조사들은 국내 판매모델에 대해서도 리콜을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제기된 리콜 문제는 곧바로 수용한다는 의미다.

시기와 절차에 따라 지연될 수 있어도 늑장 리콜은 있을 수 없다는 것.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리콜이 결정됐다면 국내 시장에도 즉각 반영한다"면서 "글로벌 시장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서 사례처럼 동일 모델이더라도 생산 공장이 다르고 장착하는 부품도 차이가 있어 해외에서 리콜이 됐다하더라도 국내 모델에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 늑장리콜, 솜방망이 처벌과 제조사 의식 개선돼야

하지만 업계 관계자의 설명과 달리 수입차 브랜드의 '늑장 리콜' 의혹은 수 년째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10년 4월 렉서스 ES350과 토요타 캠리 등 3개 차종 1만2천여 대에 뒤늦게 내린 리콜 결정. 6개월 전인 2009년 미국시장에서 약 535만 대가 바닥매트 결함으로 리콜이 결정되자 당시 결함의혹을 일축했다 이듬해 4월 뒤늦은 리콜을 결정한 바 있다.

이듬해 11월에 리콜이 결정된 메르세데스-벤츠 M클래스에 대한 브레이크 스위치 작동 하자 역시 미국보다 6개월 늦게 국내에서 리콜이 결정됐다.

국산차 역시 예외가 없어 현대자동차 '제네시스'도 미국에서 ABS제어장치 안에 들어가는 브레이크 오일 부식으로 브레이크 성능저하가 발생할 우려를 2012년에 발견했지만 리콜은 정작 이듬해 10월에 결정해 늑장리콜로 약 180억원의 벌금을 물은 바 있다.

이처럼 관행적으로 늑장리콜 반복되는 건 처벌 수위가 높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자동차관리법 제 78조에 따르면 차량의 결함을 은폐, 축소 혹은 시정하지 않은 제작사에 10년 이하의 징역 혹은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전부다.

업계에서는 올해 미국 GM의 늑장리콜을 계기로 각 제조사들이 나름대로 경각심을 갖게 됐고 글로벌 시장의 치열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만큼 과거보다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안목이 높아져 제조사 입장에서도 결함 발생 시 빠른 일처리를 요구하게 됐다"면서 "글로벌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부분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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