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 김 모(여)씨는 유명 전기밥솥을 구입했지만 보온상태로 놓아둔 밥이 하루도 안돼 쉬는 바람에 한 동안 속을 끓였다. 가족들에게 언제든 따뜻한 밥을 먹이려고 보온기능을 주로 이용하는데 전에 쓰던 제품보다 성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제조사 측에 문의했지만 황당한 답이 돌아왔다. 보온기능 권장시간이 백미를 기준으로 12시간 정도라 그 이상 밥솥에 밥을 보관할 경우 쉬거나 상할 수 있고, 그것만으로 제품하자를 물을 수 없다고 했다. 김 씨는 "전기밥솥을 구입한 홈쇼핑 측에 요청해 한 달만에 환불을 받을 수 있었지만 다른 전기밥솥을 구입할 엄두가 안나 매번 가스레인지에 밥을 지어 먹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밥솥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성과 보온기능이다. 최근 보온기능을 두고 소비자와 전기밥솥업체 간 갈등을 빚는 경우가 잦다.

적어도 2~3일은 보온기능을 사용해도 밥의 품질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제조사 측이 권장하는 보온시간(백미 기준)은 12시간에 불과하다. 아침에 지은 밥을 저녁에 먹을 수 있는 정도라는 의미다.  

업체들은 제품 설명서에 상세히 표시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12시간 정도 권장시간을 제시하고 있지만 TV광고에서는 늘 한결같은 밥맛을 유지시켜주는 것으로 강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전기밥솥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쿠쿠전자와 리홈쿠첸은 백미 권장보온시간을 12시간으로 정하고 있다. 잡곡밥이나 현미밥은 백미에 비해 보온상태가 더 좋지 않아 가급적이면 먹을 만큼 밥을 지어 12시간 이내에 먹는게 좋다고 한다.

12시간으로 권장보온시간을 정한 기준에 대해 쿠쿠전자 관계자는 "연구결과 백미의 경우 12시간 정도가 지나면 '먹을 수 있는 품질'이 저하된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서 12시간이 지나자마자 밥이 쉬거나 변색 등 품질이 크게 떨어지는건 아니라고 했다.

만약 밥을 지은지 12시간 이내에 쉰내가 나거나 변색될 경우 제품 하자를 의심할 수 있다. 12시간이 지났더라도 수시간내 밥이 상했다면 밥솥 뚜껑 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 밥솥 뚜껑의 내열온도가 적정하지 않거나, 뚜껑에 수증기가 고이면서 밥에 물이 떨어질 경우 보온 중인 밥이라도 24시간내 상할 수 있어서다.

다음은 쿠쿠전자에서 제시한 보온 시 유의사항이다. 

1. 취사 완료 후 밥을 밑면까지 골고루 섞어 보온하십시오.

2. 적은 밥은 내솥 중앙에 불룩하게 모아서 보온하십시오

3. 주걱을 내솥에 넣어준 채로 보온하지 마십시오. 특히 나무주걱 등은 세균을 발생시켜 냄새의 원인이 됩니다.

4. 너무 적은 밥을 보온하거나 먹다 남은 밥이나 찬밥을 보온중인 밥과 섞어서 보온하지 마십시오.

5. 잡곡, 현미의 경우 백미에 비해 보온상태가 않 좋으므로 가급적 보온 삼가하십시오.
 
하지만 밥의 품질은 주관적일 수 밖에 없어 취사 후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 제조사 측 설명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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