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강동구에 사는 홍 모(남)씨는 지인에게 선물 받은 유명제화 브랜드의 상품권을 이용하려다 낭패를 당했다. 매장에서 점 찍은 제품이 공식 온라인몰에서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서 이를 구입하려 했으나 온라인몰에서는 상품권을 쓸 수 없었던 것. 홍 씨는 “상품권은 온라인몰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안내 문구를 상품권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팔 때는 제 값을 다 받으면서 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하지 못하느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회사 방침이자 마케팅적인 부분’이라고 했다.

일부 업체가 지류(종이)상품권 사용에 제한을 두고 있어서 불편하다는 소비자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지류 상품권 시장 규모가 10조 원을 바라보고 있지만 여전한 업체편의위주 시스템이 소비자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제 값을 주고 사는 상품권의 경우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사용처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F(대표 구본걸), 제일모직(대표 윤주화), 금강제화(대표 김경덕), 에스콰이어(대표 정휘욱) 등 의류나 제화업체에서 발행하는 지류 상품권은 업체에 따라 온라인몰이나 상설할인매장에서 사용이 제한돼 소비자를 울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거나 접근이 쉬운 공식 온라인몰이나 상설할인매장 등에서는 지류 상품권 사용이 제한되고 백화점이나 전용 매장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내부 시스템 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온라인몰 구매를 허용할 경우 상품권 사용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고, 상품권 회수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몰이나 상설할인매장은 자체 기획상품도 있고 오프라인보다 가격 할인 폭이 크다 보니 사용을 일부 제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 백화점 지류 상품권은 온라인 이용 가능해~

롯데백화점(대표 이원준)이나 신세계백화점(대표 장재영), 현대백화점(대표 정지선) 등이 발행한 지류 상품권은 온라인몰에서 사용이 가능하지만 그 과정은 꽤 번거롭다. 우체국에서 유가증권 등기 우편으로 상품권을 발송하고 2~3일 안에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구조다. 등기 요금은 소비자 부담이다. 현대백화점은 구입할 물품을 상품권으로 결제한 후 주문번호와 함께 상품권을 인터넷주소로 우편 발송하면 된다. 

이에 대해 패션업체 관계자는 “백화점 상품권은 대중화된 반면 의류나 제화 업체에서는 상품권사용이 대중화되지 않았다”며 “지류 상품권을 온라인몰에서도 사용하도록 할 경우 같은 상품권을 반복 사용할 수 있는 문제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품권에 온라인몰이나 상설할인매장에서의 사용이 제한된다는 문구조차 기입이 되지 않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한편 지류 상품권의 사용처 제한에 대해 현행법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시한 상품권 표준약관 제3조 2항을 살펴보면 '고객은 발행자 또는 가맹점의 매장에서 판매하는 물품 등에 대해 가격할인기간을 포함해 언제든지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미리 상품권면에 기재한 특정 매장(할인매장 제외) 또는 물품 등에 대해 상품권의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즉 법적으로는 상품권 사용처를 제한하는 것을 문제삼을 수 없는 셈이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소장은 “지류 상품권도 유가증권의 일종으로 현금이나 마찬가지인데 사용처를 구분하고 제한을 두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구입처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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