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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레인지, 속 터지는 '안심설계'...언제 익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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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레인지, 속 터지는 '안심설계'...언제 익혀?
요리 도중에 불 꺼지기 일쑤...초기 개발 제품에 소비자들 원성 쏟아져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5.02.20 0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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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A사의 가스레인지를 구입한 서울 숭인동의 이 모(여)씨는 고기나 생선을 굽거나 볶음요리를 할 때마다 가스레인지가 자꾸 꺼지는 바람에 음식을 준비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 씨가 구입한 가스레인지는 냄비 등이 일정 온도 이상이 되면 가스 공급이 차단되는 안전장치가 돼 있다. 문제는 부침개가 다 익지 않았는데도 가스레인지가 꺼지는 바람에 가스레인지 앞에 서서 음식이 다 익을 때까지 프라이팬 등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 했다고. 이 씨는 "너무 불편해서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거나 환불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며 "오히려 그릴이나 전자팬을 구입하라는 엉뚱한 얘기만 들었다"고 답답해했다.

# 경기도 만송동의 김 모(여)씨도 B사의 가스레인지가 자꾸 꺼져 화가 났다. 압력밥솥에 밥을 하거나 냄비에 고구마를 구워먹으려고 해도 270도가 넘었다며 안심센서가 삐삐삐 세 번 소리를 내면서 저절로 가스레인지가 꺼져버리기 일쑤. 김 씨가 서비스센터에 문의를 해도 정부시책에 의해 열방지장치를 부착했기 때문이라며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김 씨는 "직접 방문해서 안심센서가 고장났는지 확인해보지도 않고 설교하듯이 제품결함이 아니라며 소비자 사용 부주의로 몰아갔다"면서 "제품을 구입할 때 두께가 얇은 프라이팬이나 압력밥솥을 사용할 수 없다는 말도 듣지 못했다"며 황당해 했다.

안전센서가 탑재된 가스레인지가 자꾸 꺼지는 바람에 요리를 할 수 없다는 소비자 제보가 잇달아 접수되고 있다. 

피해 소비자들은 "제조사가 제품에 대한 충분한 사전 설명도 없이 판매하고 이제와 그릴, 전자팬을 별도로 구입하라는 무책임한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2013~2014년부터 시판중인 가스레인지와 오븐레인지 등은 화구 중앙에 안심센서가 솟아 있다. 용기 밑면의 온도가 27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가스 공급이 저절로 끊기도록 안전장치가 부착됐기 때문이다.

◆ 안심센서가 설치된 제조사별 가스레인지.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2013년부터 화재 방지를 위해 가스레인지와 오븐레인지에 대해 과열방지장치를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했다. 시행 초기 화구 중 소비량이 가장 큰 것에만 적용했다가 지난해부터는 전체 버너에 안전장치를 장착하도록 의무화됐다.

동양매직(대표 강경수), 린나이코리아(대표 강영철), LG전자(대표 구본준) 등은 과열방지장치가 부착된 제품을 잇달아 시장에 선보였다. 다만 이 제도가 시행된 초기 생산된 일부 제품들은 소비자의 조리환경에 맞지 않게 가스공급이 끊기는 바람에 불만을 사고 있다. 곰국을 끊이거나 고온에서 튀김요리를 할 경우 270도 이상 과열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한 가전업체 관계자는 "가스레인지에 냄비를 올려뒀다가 깜박 잠이 들거나 외출한 사이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빈번해지면서 정부가 안전장치를 강화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바로 가스공급이 끊기게 설계했지만 3~4개월이 지나면서부터 과열 감지시 약불로 냄비 온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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