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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환불거부, 묶음구매 강요' 등 민원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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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환불거부, 묶음구매 강요' 등 민원 들썩
업체마다 매장마다 환불 및 판매조건 제각각....소비자 혼란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15.03.06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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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가 시작되며 어김없이 환불 거부 등 교복업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교복비의 거품 해소를 위해 올해 첫 도입된 학교주관구매 시행이 혼란을 더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교복 업체 선정이 늦어지거나 선정된 업체에서 납품기일을 맞추지 못해 사복을 입고 등교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등 문제점이 나타났다.

학교주관 공동구매란 각 학교에서 입찰을 통해 최저가를 제시한 교복업체를 선정해 저렴한 가격에 교복을 살 수 있도록 한 제도다.

6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지난 한해 접수된 교복 관련 민원 건수는 31건이다.

민원 내용은 ‘환불 및 교환 거부(10건, 32.3%)’ 관련 불만에 집중됐다. 이어 ▶수선불가(7건, 22.6%) ▶품질불량(5건, 16.1%) ▶묶음구매 강요, 개별판매 거부 등 불합리한 구매조건(5건, 16.1%), 기타(4건, 12.9%) 순이다.

일단 교복을 사면 ‘낙장불입’으로 환불이나 교환이 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사이즈를 교환하거나 구입품목 중 몇 가지만 반품하려고 해도 거절당하는 사례가 많았다.

성장기 청소년이 입는 옷인데도 길이늘림 등 기본적인 수선도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어 소비자 불만 2위에 올랐다.

교복 업체 대부분 수선은 교복을 구입한 대리점에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수선이 되는 곳과 그렇지 않은 대리점이 있었고 비용 역시 매장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매장에서 수선을 거부할 경우 소비자가 직접 사설업체를 통해 수선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이월상품을 속여 팔거나 학교주관구매 구입 시 환불교환 규정 등 미흡 등의 문제점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 교복업체, 대리점 횡포에도 ‘강 건너 불구경’

이들 문제의 근본은 교복업체에서 소비자 민원 발생 시 대리점과 소비자와의 문제로 국한해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국내 교복시장은 엘리트학생복(대표 최병오, 홍종순), 아이비클럽(대표 전영우), 스쿨룩스(대표 오현택), 스마트학생복(대표 심규현) 등 4개 브랜드 업체가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가이드라인은 마련하고 있었지만 대리점주가 개인사업자다 보니 소비자와의 분쟁이 발생해도 적극적인 개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믿고 선택하지만 실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는 셈이다.

#사례 1. 유명 교복매장서 연말정산용 영수증 발급 거부

전북 남원시에 사는 박 모(여)씨는 연말정산 자료 증빙용으로 아이비클럽 대리점에 교복을 구매한 영수증을 요청했다 세무서나 국세청에서 직접 자료를 받으라며 거절당했다.

판매점에서 영수증을 발급해야 한다는 관할 세무서 담당자의 안내를 받고 점주에게 다시 요청했지만 역시나 거절당했다. 교복구입 납입 영수증을 발급해본 적이 없다는 것.

박 씨는 “교복이 한두푼도 아니고 판매점에서 나몰라라 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난감해했다.

아이비클럽 관계자는 “우선 본사 고객센터로 연락하면 판매점과 중재를 통해 영수증을 발급 받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례 2. 4년 된 재고품 교복 판매하고는 "정상가격 받아야 해~"

경기도 시흥시에 사는 최 모(여)씨는 지난 1월 이월교복을 싸게 판매한다는 엘리트학생복의 광고를 보고 블라우스는 이월상품으로 재킷, 스커트, 카디건은 신제품으로 구입했다.

라벨을 본 최 씨는 기가 막혔다. 재킷과 카디건은 '2013년', 스커트는 '2011년' 제품이었기 때문.

최 씨는 “단순히 가격을 올려 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를 기만하고 속여 판매한 불공정거래”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에리트베이직 관계자는 “판매원의 부주의로 벌어진 실수다. 본사에서는 정기·수시적으로 대리점주를 대상으로 ‘공정거래법에 준수해 판매할 것과 이월상품 판매 시 소비자에게 명확히 고지하라’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교복 이월상품을 신상품인양 속여 판매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사례 3.학교에서 공동구매한 교복 환불은 어디서?...소비자 혼란

지난해 12월 말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딸의 교복을 학교주관구매로 구매한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 사는 정 모(여)씨. 진천에서 일산으로 이사를 가면서 진학하려던 고등학교를 갈 수 없게 돼 교복비 환불을 요청했지만 양 쪽 모두 서로 책임을 미뤗다.

정 씨는 “학교에서는 업체에 문의하라 하고 업체에서는 학교에 문의하라 하니 중간에서 애가 탄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교복업체마저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엘리트학생복 관계자는 “소비자가 환불이나 취소를 요청할 경우 학교에서 조치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아이비클럽에서는 대리점에 문의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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