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업체 측은 엔진오일 관리 부실로 인한 엔진 과열로 판단해 보상을 거부했다.
8일 부산 북구 금곡동 박 모(남.27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4월 5일 2010년 10월 중고로 구입한 르노삼성 SM5을 운전하다 아찔한 사고를 겪었다.
저녁 7시경 부산에서 거창으로 가던 중 고속도로에서 주행 중 갑자기 엑셀레이터에서 딸그닥 하는 소리가 나면서 엔진이 꺼져버린 것. 곧 속도가 줄어들면서 차가 멈춰 서더니 차량 보닛 부분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박 씨에 따르면 당시 빠른 속도로 퍼지는 연기를 보고 놀라 뒷좌석의 어머니를 피신시킨 후 소화기로 연기를 진압하려 했지만 그 순간 ‘펑’하는 소리와 함께 보닛이 무너져 내렸다. 다급한 상황에 옆을 지나던 차량의 운전자들까지 내려 화재를 진압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결국 인근 소방서에서 소방차 4대와 경찰차 3대가 오고 나서야 3시간 후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박 씨는 “차량은 완전 전소됐고 인근 야산까지 불이 번져 하마터면 산불이 날 번질 뻔 했다”며 "나중 고속도로 CCTV로 확인한 결과 엔진 아랫부분에서 불꽃이 시작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수습 즉시 박 씨는 르노삼성자동차 측으로 차량 감식과 함께 책임을 물었다. 그러나 2주가 지나서야 ‘엔진오일을 제 때 갈아주지 않아 엔진이 마모됐기 때문’이라는 짧은 설명이 돌아올 뿐이었다.
박 씨가 두달에 한번 씩 엔진오일을 정기적으로 교환했으며, 엔진 마모로 불이 날 정도였는데 왜 징후증상이 없었냐고 항의하자 ‘그럴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박 씨는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엔진에 불이 붙어 차량이 전소됐다. 원인에 대한 결과 통보서를 요구했지만 법적인 절차를 밟으라는 황당한 말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는 “해당 차량은 엔진오일 관리 부실로 엔진이 손상된 것으로 분석됐으며, 르노삼성네트워크에 남은 이력 상으로는 2007년 이후 오일교환 이력이 없다”며 “게다가 고객이 중고로 구입하기 이전 렌터카 영업을 하던 차량으로, 일반적으로 렌터카는 가혹한 환경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업체 측 답변에 박 씨는 “엔진오일을 제 때 관리해주지 않았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지난 3월에도 르노삼성 지정 정비소에서 점검받았는데 이제와 무슨 소리냐”라며 어이없어 했다.
이어 "계속 항의하니 급기야 엔진오일 바스켓이 부서져 오일이 다 새서 그런거라며 자꾸 말을 바꿨다"며“화재 사고로 인해 차량 전소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아스팔트 손상과 산불 피해까지 보상해주게 생겼는데 차량관리 부실만 주장하는 업체 측 대응에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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