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적자에 허덕이는 한국전력공사(사장 김중겸)의 방만한 경영 행태가 도마에 올랐지만 실상은 허리띠 졸라매기에 가속도를 부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지난 2008년부터 4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가운데도 직원 급여를 올리고 광고 선전비에 수백억원의 비용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눈총을 받아 왔다.
하지만 작년 한전 직원의 평균 급여 상승률은 공기업, 준정부기관, 중소기업, 대기업 등에 비해 낮은 수준에 그쳤으며 사장을 포함한 임원급 급여는 되레 깎였다.
광고 선전비는 대부분 에너지 절약 캠페인등 공익적인 측면에 사용된다는 게 회사 측 변이다.
7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개별기준)에 따르면 작년 한전 직원 평균 급여는 전년 보다 2.9% 늘어나며 공기업 상승률 3.4%를 밑돌았다. 준정부기관(4%)과 중소기업(4.9%) 보다 낮은 상승률이며 대기업(8.4%)과는 3배 가까운 차이가 났다.
2008년과 2010년에는 7.6%와 7.3%로 다소 높은 상승폭을 보였지만 2009년에는 되레 3.1% 낮아지는 고통을 감수했다.
사장 급여 역시 적자가 시작된 2008년 3억2천500만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작년에는 2억4천~2억9천여만원 가량으로 되레 깎였다.2009년에는 1억9천400만원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급여를 받기도 했다.
사내이사 급여 역시 순이익을 냈던 2007년 1억9천500만원보다 감소한 상태다. 2009년 1억6천만원에 이어 2010년 1억9천200만원으로 다소 상승했으나 작년에는 비슷하거나 1천만원 정도 낮아진 상황이다.
작년 사장과 사내이사 급여는 2012년 감사보고서에 명시돼있지 않아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공개된 수치를 바탕으로 산출했다.
임원 평균 급여도 2008년 2억2천700만원에서 작년 1억8천600만원으로 18.1% 줄어들었다.
급여와 함께 방만 경영 근거로 회자되는 광고비의 경우도 작년 131억원으로 적자가 시작됐던 2008년에 비에 8.1% 증가에 그쳤다. 2010년보다는 10.5%가 줄었다.
43조2천148억원의 매출에 비췄을 때 광고비 비율은 0.03%에 불과하다.
한전은 지난 2007년 1조5천5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2008년에는 2조9천52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09년 777억원으로 손실 폭을 줄였으나 2010년 1조4천782억원, 작년에는 3조5천141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다.
부채비율도 5년 전 49%에서 매년 20%p 가까이 올라 작년에는 처음으로 부채가 자산을 넘어서며 113.2%를 기록했다.
빚 갚은 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도 같은 기간 52.8%에서 51.3%로 소폭 낮아진 상태다.
2천504원의 주당순이익은 5천642원의 주당순손실로 명함을 바꿨다.
전력 원가 인상률 대비 전기료가 턱없이 낮다고 주장하며 작년 12월에 이어 5개월 만에 또다시 전기료 인상안을 정부에 제출한 다급함이 드러난다.
한전 측은 "작년 올려야 할 전기료 인상률 15%를 다 채우지 못했고 올해는 국제 유가가 많이 올라 전기료 현실화에 나서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라며 "광고비의 경우 여름철 무분별한 냉방기 사용에 따른 에너지 절약등 캠페인성이며 이외 전력시설 견학비용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