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 10일 만에 핸들 잠김 현상이 연속으로 일어난 신차에 대해 소비자가 자체 결함 의혹을 제기했다.
제조사 측은 점검 시 현상이 재현되지 않았다며 제품 결함이 아니라고 진단한 상태다.
14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최 모(남.29세)씨는 지난 3월 구매한 기아 스포티지R 차량의 주행 중 시동꺼짐 현상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최 씨의 설명에 따르면 차량을 인수받은 열흘 후인 23일과 24일 연속으로 고속도로 주행 중 크루즈모드를 작동한 순간 차체가 심하게 흔들리면서 시동이 꺼지고 말았다. 차량 핸들이 잠긴 상태에서 브레이크조차 말을 듣지 않았다고.
최 씨는 가까스로 갓길로 진입했지만 차량을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타이어까지 펑크나는 등 우여곡절 끝에야 차를 멈출 수 있었다.
이틀 후 최 씨는 기아 서비스센터에 차량 결함에 대해 항의하고 신차로 교환을 요구했다.
엔지니어가 차량 점검하는 과정을 지켜본 최 씨는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 출고 10일 남짓한 차량 내부 부품 곳곳이 녹이 슬어 있었던 것. 최 씨가 황당해하자 업체 측 직원은 ‘비를 맞아 자연 부식된 것’이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고.
게다가 서비스센터는 점검 결과 해당 증상이 재연되지 않았으니 2주간 진단기기를 장착해 운전자가 직접 운전해볼 것을 권유할 뿐이었다고. 담당 영업사원과 고객관리센터 직원 역시 최 씨의 교환 요구를 무시한 채 차량 진단기기 장착만을 권유했다.
최 씨는 “사고 당시 시속이 100km가 넘었는데 방향 전환이 안 돼 공포에 떨어야 했다. 고속도로 위에서 핸들이 잠기는 현상이 두번 연속 발생했는데 또 다시 목숨을 걸고 차를 운전하란 소리냐”며 기막혀했다.
이어 “구입 후 줄곧 지하주차장에 주차했고 비를 맞은 적도 없는 차량 내부 부품에 녹이 슬었는데 '자연부식'이라니 어이가 없었다”며 “처음부터 중고 제품을 판매한 것은 아닌지 의심마저 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기아자동차 측은 내부적으로 논의가 끝나지 않은 사안이라며 공식 답변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최 씨는 “서비스센터에서는 점검 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계속 타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목숨 걸고 운전해야 된다니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