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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원'라면은 잡고 수천만원 자동차-가전은 놔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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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원'라면은 잡고 수천만원 자동차-가전은 놔두고?
  • 유성용 기자 soom2yong@csnews.co.kr
  • 승인 2012.05.17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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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기대 신차로 각광 받은 신형 싼타페와 K9이 잇달아 출시됐다. 침체된 SUV 시장의 활력소와 수입차의 대항마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에 소비자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K9 출시 행사가 열린 서울 하얏트 호텔 입구는 행사 시작 한 시간 전후로 북새통을 이뤘다. 경찰 통제로도 감당이 어려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뒤 관심은 차량에서 온통 가격으로 향했다.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

K9는 BMW 520d, 벤츠E330과 비슷한 수준인 5천290만원에서 8천640만원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신형 싼타페는 2WD 프리미엄의 경우 구형 대비 24만원 올랐고 일반 모델의 경우 100만원 가량 인상됐다.

신차가 나올때마다 가격이 대폭 오르는 국산차의 관행이 되풀이됐다. 

앞서 2월에도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와 2013년형 K5의 가격을 각각 20만원과 45만~56만원 올렸다.

상품성을 보강했고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가격이란 게 회사 측의 변이다. 그럼에도 논란이 이는 것은 수입차가 가격을 낮추고 있어서다. 최근 출시된 토요타 캠리, 벤츠B클래스, BMW3 시리즈 등은 일제히 몸값을 낮췄다.

자동차의 경우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라면 등 생필품 보다 10배나 커 가격 인상은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발표한 도시근로자 소비 주요 품목의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라면의 가중치는 0.2%에 불과하나 자동차는 2.3%에 달한다.

최근에는 더 '센 놈'이 나타났다.

삼성과 LG전자가 경쟁적으로 선보인 OLED TV다. 양사 모두 1천100만원이 넘는 가격을 매겼다.

올 초 CES에서 첫 공개될 당시에만도 900만~1천만원으로 출시가 예상됐었다. 시장에서는 LED TV가 500만원 미만인 점을 감안해 700~800만원 정도 나와야 반응이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치는 완전히 엇나가갔다. 시장 분위기에 비춰 장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의심이 갈 정도다. 


양사의 가격이 똑같아 소비자로선 선택의 여지조차없게 없다.

명품, 프리미엄 이미지 제고를 통한 삼성과 LG전자의 1등론이 경쟁적으로 높은 가격을 책정하게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과 LG가 적용한 OLED 기술 방식이 다른데도 가격이 비슷하게 나온 점이 이를 방증한다.

삼성과 LG의 국내 TV 시장 점유율은 95%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두 회사는 지난 2008년 평판TV 가격하락을 막기 위해 출고가를 인상했던 담합의 전례도 있다. 

OLED TV의 초기 비싼 가격은 비단 삼성과 LG의 1등 경쟁 외에도 추후 값이 떨어질 경우 많이 싸졌다는 영향을 미쳐 소비자들의 심리적 가격 저항선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했을  가능성도 크다.

두 손 꼭 맞잡은 삼성과 LG전자의 1등 경쟁으로 소비자만 '독안에 든 쥐'신세가 돼버렸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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