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시즌(3월말 결산법인)을 맞아 보험사들의 고배당 관행이 개선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재정건전성 등을 이유로 각 금융권역에 고배당 자제를 권고했지만 보험사별 배당성향은 여전히 천차만별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부 보험사들의 배당성향이 낮아진데 대해 회계기준 변경(K-IFRS)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2011회계연도(2011년4월~2012년3월)에 사상 최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배당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배당성향은 보험사별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순익 감소에도 전년 수준인 1주당 2천원의 현금배당을 결정, 배당성향은 42%에 달했다.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2010년)보다 증가하고 현금배당금도 소폭 늘어났지만 배당성향은 전년보다 4%포인트 줄어든 22%를 기록했다. 순익이 전년대비 98.6% 증가한 현대해상의 경우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주당 1천35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다만 표면적인 배당성향은 2010년보다 약 1%포인트 줄어든 27%를 기록했다.
동부화재는 순익이 전년대비 119% 증가해 주당 1천200원의 배당을 결정한 가운데 배당성향은 18%대로 낮아졌다. 2천억원대의 순익을 거둔 LIG손보도 배당규모는 늘었지만 배당성향은 36%에서 20%대로 줄었다.
보험사들이 높은 순익 달성에도 배당성향이 낮아진 것은 금융당국의 고배당 자제와 내부유보금 적립 권고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간 보험업계의 고배당 관행에 대해 시선이 곱지 않은데다 고배당이 재무구조 취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의 배당성향 차이는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외관상으로는 배당성향이 낮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보험사들의 배당성향은 일부 달라진 부분이 있다”며 “보험사들의 배당성향이 변화한 것으로 보이는 것은 회계기준변경의 착시효과”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보험사들의 표면적 배당성향은 19.3%에서 43.2%까지 엇갈리지만 순이익에서 비상위험준비금과 대손준비금의 누계증가액을 차감한 조정순이익 기준으로는 배당성향이 22.9%에서 36.6%로 차이가 좁혀진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종전까지 한국기업회계기준(K-GAAP)을 적용해왔으나 기업의 회계투명성 향상 등을 이유로 지난해부터 모든 상장기업(자산 2조원 이상)의 재무제표 작성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의무 적용해 공시토록 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익이 늘어난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배당 규모를 유지하거나 늘리고 있는 모습”이라며 “고배당은 사실상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