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허가된 의약품 526품목(약 1천400억원 규모)을 일반약에서 전문약,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전환시키는 등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간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7월26일을 기준으로 국내 허가된 모든 완제의약품(총 3만9천254개) 가운데 주사제, 마약, 비타민제 등 전문·일반 분류가 명확한 품목(3만785개)과 수출용의약품·임상시험용의약품 등(1천590개)은 분류 평가 대상에서 제외하고, 총 6천879품목을 집중적으로 검토한 결과 526품목(1.3%)에 대해 의약품 분류를 변경시킬 계획이라고 7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의 우루사 200mg등 일반약 273품목은 전문약으로, 현대약품의 노레보정 등 전문약 212품목은 일반약으로 전환된다. 또 대부분 전문약으로 판매됐던 인공눈물약 등 41개 품목은 일반약과 전문약으로 동시에 분류돼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이게 됐다.
식약청 관계자는 "일반약에서 전문약으로 전환되는 의약품은 시장규모가 약 600억원대,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전환되는 시장은 850억원대로 추정된다"고 발혔다.
일반에서 전문으로 전환되는 품목은 어린이용 스코폴라민 패취제(어린이 키미테패취)와 에티닐에스트라디올 함유 복합 정제(사전피임제), 적응증상 의사의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한 우르소데옥시콜산 정제(우루사정 200mg, 250mg 등) 등이 대표적이다. 또 장기간 사용에 따른 내성 발현 우려가 있는 클린다마이신 외용액제(여드름 치료제), 역가가 높은 스테로이드 외용제 등도 포함됐다.
전문에서 일반으로 전환되는 품목은 라니티딘 75mg(잔탁정), 레보노르게스트렐 정제(긴급피임제), 아모롤핀염산염 외용제(무좀 치료제) 등이다. 아울러 효능·효과에 따라 전문·일반으로 동시분류되는 의약품은 히알루론산나트륨 점안제(전문 : 각결막상피장애·일반 : 눈의 습윤), 파모티딘 10mg 정제(전문 : 위·십이지장궤양/일반 : 속쓰림), 락툴로오즈, 락티톨 산제·시럽제(전문 : 간성 혼수·일반 : 변비) 등이다.
식약청은 동시분류를 이번에 처음 도입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다소 예상되지만, 선정품목을 최소화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히알루론산나트륨 0.1%점안액, 락툴로오즈 시럽, 파모티딘정 10mg 등이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병원에서도 의사 진단하에 처방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밖에도 식약청은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응급피임약 12품목 중 현대약품의 엘라원정만 제외하고 노레보정 등 11개 품목을 일반약으로 전환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사전피임약은 장기복용 특성상 혈전증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11품목 모두 의사처방이 필요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이번 의약품 재분류(안)은 1달 간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이르면 7월 말 확정될 계획이다. 단 피임제는 과학적 판단뿐 아니라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므로 공청회 개최 등 폭넓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확정시킬 예정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