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전략실장 교체로 삼성 그룹 경영 전반에 변화가 예고된다.
그간 각종 악재 속에 수세에 몰려 있던 삼성이 최지성 부회장의 미래전략실 취임을 계기로 주요 현안에 대해 신속하고 강한 모습으로 국면 전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 내부에선 최 부회장의 미래전략실 지휘로 그룹이 주요 사업 강화로 글로벌 경영 위기환경을 빠르고 강하게 돌파할 것이란 기대감이 감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재 1차 공판을 마친 상속 분쟁을 비롯한 현안에 삼성이 선제적인 공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이와 함께 '이재용호'로의 경영승계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재계에선 이번 미래전략실장 교체에 대해 유산상속 소송과 삼성테크윈 부정부패 사건, 삼성전자의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방해 등 일련의 사태로 인해 삼성 그룹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것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악재가 잇달아 터지면서 이건희 회장의 심기가 불편해졌지만 김순택 전 실장이 유화적이고 수동적인 대처로 이 회장의 분노를 샀다는 것이다.
그 진위와는 별개로 최 부회장의 입장에선 산적해 있는 각종 현안을 종전처럼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인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실제로 삼성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최 부회장이 미래전략실장으로 선임된 데는 그의 치밀하고도 추진력 있는 성격이 한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비무환형 영업통인 최 부회장은 주말에도 회사에 나와 평일처럼 일하기로 유명하다. 먼저 준비를 해 의사결정을 빨리하는 게 그의 경영 철학이다.
최 부회장은 또 세계경제가 대공황에 비견될 정도로 위기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이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신속한 결정을 내리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중책도 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미래 신수종 사업 진행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용 전지 부문은 이재용 사장이 글로벌 행보를 통해 진두지휘하고 있어 최 부회장의 역할이 단순 위기 돌파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후계구도 확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사 하루 전인 7일 삼성에버랜드는 5천42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해 이재용 사장의 그룹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
자사주 매입은 금융산업구조개선에관한법률에 따라 삼성카드(8.64%)의 지분율을 5% 이하로 낮춰야 했기 때문이다. 에버랜드는 삼성카드(3.64%)를 비롯해 CJ(2.35%), 한솔케미칼(0.53%), 한솔제지(0.27%), 신세계(0.06%), 삼성꿈장학재단(4.12%) 등으로부터 총 11%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에버랜드 지분구조는 이재용 사장(25.1%)을 주축으로 한 삼성가 46%, 삼성계열사 19%, 자사주 11%, KCC 17% 등으로 약 93%가 우호지분이 된다.
이 회장이 부드러운 성격의 김 실장을 버리고 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크고 불도저 카리스마를 지닌 최 부회장을 택한 것에서도 이재용 시대를 위한 기반 마련에 신경 썼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삼성 내부에서는 올 연말 이재용 사장이 등기임원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